무 수확 귀갓길 동네 할머니들 참변…영암서 버스사고 8명 사망(종합3보)

입력 2018-05-01 22:58   수정 2018-05-0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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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수확 귀갓길 동네 할머니들 참변…영암서 버스사고 8명 사망(종합3보)
승용차 충돌 후 가드레일 뚫고 추락…가로수·가로등 2차 충격 탓 피해 커
대부분 60∼80대 고령 노인 "운전기사 평소 안전벨트 매게 했다"


(영암=연합뉴스) 장덕종 장아름 정회성 기자 = 무 수확 작업을 마친 동네 할머니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도로 아래로 추락해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미니버스에 탄 60∼80대 할머니들은 일당을 받고 타지역으로 밭일을 나갔다가 귀갓길에 참변을 당했다.
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와 충돌한 뒤 가드레일을 뚫고 추락하면서 가로수 등을 추가로 들이받은 탓에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 동네 할머니 15명 탄 미니버스, 승용차 충돌 후 가드레일 뚫고 추락
1일 오후 5시 21분께 전남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에서 이모(72)씨가 운전하던 25인승 미니버스가 이모(54.여)씨의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길 옆 밭으로 넘어졌다.
버스에는 영암에서 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나주시 반남면으로 귀가하던 60∼80대 할머니 14명이 타고 있었다.
편도 2차로를 달리던 이씨의 미니버스는 1차로로 가던 코란도 승용차가 충돌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 3m 아래 밭으로 떨어졌다.
미니버스는 충돌 뒤 30여m를 더 가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가로등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 이씨와 차 안에 타고 있던 임모(76.여)씨 등 모두 8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들은 나주 영산포 제일병원과 나주종합병원, 목포한국병원, 강진의료원에 안치됐다.
일부 사망자는 정확한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 감식을 진행중이다.
버스에 동승한 7명과 코란도 운전자 등 4명도 중경상을 입어 전남대 병원과 조선대 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 버스 가로수·가로등 잇따라 충돌 피해 커…생존자 "안전벨트 맸다"
사고현장은 직선 도로로, 갓길에 도로 통행을 방해할 만한 주·정차 등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미니 버스와 승용차의 1차 사고 충격은 심각하지 않았으나 이후 여러차례 구조물 등과 충돌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타고 있던 사람들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도 인명 피해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사고 버스가 일반 버스보다 크기가 작은 이른바 미니 버스로, 차량 내부 공간이 매우 협소한 점도 충격에 취약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고 버스는 2인승 좌석이 중앙 통로를 두고 나란히 배치된 형태다.
좌석과 좌석 사이는 앉아 있을 때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매우 좁다.
경찰은 또 사고 버스가 운송행위가 가능한 영업용으로 등록됐는지 여부와 안전벨트 착용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사고 부상자 박모(82·여)씨는 "안전 벨트를 맸다"고 말했다.
평소 사고버스를 이용했었다는 한 주민도 "사고버스 기사가 평소 운전을 무리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고 안전벨트도 잘 매게 했다"고 전했다.


◇ 휴짓조각처럼 구겨진 버스…처참한 사고현장
사고차량에서 생긴 스키드마크는 가드레일까지 30m가량 이어진 것으로 경찰조사 확인됐다.
버스가 충격한 가드레일은 엿가락처럼 구부러지고 끊어졌으며 쓰러진 소나무는 벗겨지고 뿌리를 드러냈다.
현장에는 슬리퍼 등 유류품과 유리 파편이 어지럽게 널브러졌다.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친 소방관은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여러 명이 운전사와 함께 버스 안에서 의식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도착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깨진 창문 등을 통해 빠져나온 부상자가 도로변에 쓰러져 있었다.
◇ 경찰 2일 오전 합동 현장조사…사고원인 규명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 2대로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장비 15대를 동원해 버스에 갇힌 승객을 구조했다.
경찰은 2일 도로교통공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현장 합동조사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차량 감식, 현장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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