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징용피해 수기 읽은 日 대학생 감상문 공개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패전 피해만 강조한 역사 교육을 받은 일본 대학생이 징용참상 고발 수기를 읽고 자국 역사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1일 시민단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교육대학교 학생 90여명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이상업 씨가 저술한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를 읽고 이러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지난해 가을 개설한 '평화학 입문', '독일문화', '코리언의 과거와 현재' 등 3개 과목 수강생이다. 나야 마사히로(納屋昌宏·64) 교수 권유로 수기를 접했다.
학생들은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놀라움과 전범 국가 국민으로서 복잡한 심경을 감상문에 담았다.
시민모임이 입수한 감상문에서 이 대학 2학년 고니시 마유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잔혹한 당시 상황에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라며 "지금까지 아무것도 몰랐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라고 밝혔다.
동급생 다케우치 미쿠는 "일본은 당시 조선인에게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요한 것 같다"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충격적인 현실이 믿기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제기한 학생도 있었다.
2학년 수기우라 유미는 "특히 놀랐던 것은 당시 15세였던 소년이 강제노역을 당했다는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생각조차 못 한 가해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믿기 어렵고 복잡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뒤늦게 징용참상에 눈 뜨게 된 원인을 일본의 역사 교육 문제에서 찾았다.
4학년 가야하라 유이는 "지금까지 배운 역사에서 일본은 피해자였다"라며 "자국이 저지른 일을 감추고 후세에게 전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당국을 비판했다.
2학년 고니시 마유는 "일본 역사 교육은 패전국 입장과 세계 유일 피폭 국가임을 강조한다"라며 "과오를 배우는 부분이 초등교육과정에서부터 빠져 있다"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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