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뛰노는 백두산 호랑이 본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종합)

입력 2018-05-03 16:45   수정 2018-05-03 16:46

숲에서 뛰노는 백두산 호랑이 본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종합)
아시아 최대 규모, 백두대간 산림생물 보존원 역할…호랑이 4일부터 공개



(봉화=연합뉴스) 유의주 이승형 기자 = 축구장 7개 면적인 4.8㏊의 숲 속을 노니는 백두산 호랑이를 만날 수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3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관리원이 운영·관리하는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날 전국 수목원 관계자와 지역 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했다.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보고인 봉화군 춘양면 문수산과 옥석산 일대 백두대간 중심에 있는 백두대간수목원은 부지 5천179ha로 아시아 최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 수목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한탐식물원으로 규모는 6천229㏊에 이른다.
백두대간수목원 가운데 206ha에 달하는 집중전시지구에는 어린이정원, 암석원, 만병초원, 거울 정원 등 총 27개의 다양한 전시원이 조성됐으며, 2천2종 385만 본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세계 유일의 야생 식물 종자 저장시설인 '시드 볼트', 호랑이 숲, 산림환경연구동, 방문자센터, 교육 연수동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4.8㏊의 호랑이 숲에는 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한청이(암컷·13살)와 우리(수컷·7살)가 방사돼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이들 호랑이의 몸길이는 240∼300㎝, 몸무게는 200∼300㎏이며 평균수명은 20년 안팎이다. 매일 닭고기 5㎏과 소고기 1.5㎏을 준다.
호랑이들은 밤에는 사육 동에서 지내고 낮에만 숲으로 나오며, 숲 주변에는 전기 울타리와 높이 5∼6m의 철조망이 설치됐다.
일반 공개에 앞서 이날 개원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호랑이는 행사 참석자와 언론인이 잘 보이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방사장에 도착한 한청이와 우리는 산책을 하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연못에서 물을 마시기도 했다.
또 둘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관람객 모습이 신기한지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한 관람객은 "백두산 호랑이가 호랑이 숲에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개원식에는 시드 볼트에 식물 종자를 수탁할 해외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시드 볼트 모형에 종자를 저장하는 종자 수탁 저장 행사도 열렸다.
시드 볼트는 세계 최초의 지하 터널형 야생 식물 종자 저장시설로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식물 종자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시설이다.
임시 개원 기간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지만, 정식 개원 이후에는 성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만 6세 이하) 3천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경북도는 2008년 산림청에 수목원 조성을 제안해 2015년 공사를 끝내고 2016년 8월 임시개장했다. 임시개장 이후 지금까지 15만여 명이 다녀갔다.
김용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기후변화로 취약해지는 백두대간 지역의 산림 식물종들에 대한 보존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산림교육 및 문화·휴양공간으로서 국민에게 즐거움과 힐링을 드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수목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수목원 인근에 청소년 산림생태체험센터와 문수산 산림복지단지를 만들어 송이와 춘양목으로 유명한 봉화를 산림생태 관광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yej@yna.co.kr,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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