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근대교육 태동한 정동에 '주목'…외교관가 연회 재현
덕수궁·시립미술관 등 밤 11시까지 개방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1900년대 초 근대 정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축제 '정동야행'이 다음 주 개막한다.
서울 중구는 이달 11∼12일 정동 일대에서 '정동야행'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정동야행의 주제는 '세계를 품고 정동을 누비다'. 구한말 외교의 중심이자 근대 교육의 태동지였던 정동에 주목한다.
행사 기간 중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이화박물관 등 정동 인근 38개 시설이 밤 11시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경향아트힐, 한국금융사박물관, 신문박물관 등 4곳이 이번에 새로 참가한다.
야간에 시설을 개방해 문화행사를 여는 '야화(夜花)'를 중심으로 야간 도보 투어 '야로(夜路)', 덕수궁 돌담길 체험행사 '야사(夜史)', 예술 장터 '야시(夜市)' 등이 펼쳐진다.
정동야행의 간판 행사인 고궁음악회는 11∼12일 오후 7시 덕수궁의 밤을 밝힌다. 첫날 공연에는 국악소녀 송소희와 가수 정동하·천단비가, 둘째 날에는 퓨전국악그룹 '두 번째 달'과 신효범이 출연한다.
같은 시간 옛 러시아공사관이 있는 정동공원에서는 대한제국 당시 외교 관가의 연회를 재현한 '정동연회'가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에는 배재학당·이화학당에서 실제 배웠던 자수·천문·역사·작문·수공·과학 등 6개 과목 수업을 들어볼 수 있는 '정동학당'이 문을 연다. 당시 학생들이 입던 옷을 걸치고 졸업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평소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성공회 성가수녀원과 주한 영국대사관은 축제 기간에만 관람객을 맞는다.
도심 속에서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성가수녀원은 11일 오후 2∼4시, 19세기 세련된 영국풍 건물과 장미 정원을 자랑하는 주한 영국대사관은 같은 날 오후 3∼5시 개방한다. 사전 신청자만 들어갈 수 있다.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는 에릭 월시 주한캐나다대사가 어린이들에게 하키 동화를 읽어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키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12일 오후 3시부터 '쏭내관'으로 유명한 송용진 작가와 정동을 탐방하는 '재미있는 정동 이야기'를 진행한다.
옛 그림과 음악, 춤, 강연이 어우러지는 이화백주년기념관의 '화통 콘서트'(12일 오후 3시·7시)도 주목해볼 만하다.
정동야행 홍보대사인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출신 다니엘, 알베르토, 마크 테토, 로빈, 기욤은 각종 프로그램에 참석하며 관람객들을 만난다.
중구는 "일부 개방 시설이나 콘서트, 명사 인문학특강 등은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지 않으면 참여할 수 없으니 꼭 확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전시, 공연, 행사를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고민이어도 정동야행 홈페이지(culture-night.junggu.seoul.kr)를 찾아보자. 행사를 주최하는 중구가 4개의 추천코스를 만들어 소개했다.
정동야행은 2015년부터 매년 봄·가을 시민들을 찾고 있다. 서울 도심의 대표 축제로 성장한 만큼 올해는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해설을 한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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