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출신 로드리게스 대사, 민간인 살해관여 의혹 외신에 보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최근 부임한 주한콜롬비아 대사가 중대한 인권침해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외교부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논란의 당사자는 후안 파블로 로드리게스 대사다.
콜롬비아 군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작년까지 41년간 현역 군인이었던 로드리게스 대사는 전쟁범죄 개입과 인권 운동가들을 상대로 한 사이버 사찰 행위 지원 등의 혐의가 있다고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2005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부대들이 2002∼2008년 게릴라 그룹인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전쟁이 진행 중일 때 민간인 등을 상대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살인 행위를 일상적으로 했는데, 로드리게스 대사가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한 혐의가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서울의 인권조사기록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이영환 대표는 2일 연합뉴스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초법적 살해와 인권운동가들을 겨냥한 사이버 도청 혐의자가 주한 대사로 왔다고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가 TJWG로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2일 "외교부는 한국-콜롬비아 간 전통적 우호관계를 고려하고, 콜롬비아 정부의 신임 대사 내정 결정을 존중하여, 통상의 절차에 따라, 로드리게스 대사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사실관계 및 관련사항을 파악 중"이라며 "향후 추가로 파악되는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당국자는 또 "콜롬비아 국내에서 처벌된 인사도 아니고, 국제형사재판소에서 공식적으로 처벌한 사람도 아니고 국제인권단체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단계여서 사실관계부터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콜롬비아와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대사는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현재 대사로 활동중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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