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맞아 상경한 상주 용흥사 괘불

입력 2018-05-02 15:03  

부처님오신날 맞아 상경한 상주 용흥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전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해 대형 불화인 괘불(掛佛) 전시를 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는 보물 제1374호 '상주 용흥사 괘불'을 선보인다.
박물관은 상설전시관 불교회화실에서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13번째 괘불 전시로 '세 부처의 모임 - 상주 용흥사 괘불'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경북 상주 연악산 기슭 용흥사는 김천 직지사 말사로, 진감선사 혜소(774∼850)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사찰이다.
세로 10m, 가로 6m 크기인 용흥사 괘불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폐허가 된 절을 중건하는 데 기여한 홍흡 스님이 시주를 유도해 승려와 일반인들이 후원한 비용으로 1684년 제작했다.
승려화가 인규를 포함해 5명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약사불, 오른쪽에는 아미타불을 그렸다. 화면을 삼단으로 나눠 가운데에는 세 부처를 묘사하고, 상단과 하단은 모임에 참여한 보살과 제자, 청중으로 채웠다.
김아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석가모니불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교주로, 몸에서 영롱한 빛을 발한다"며 "약사불은 질병과 고통이 없는 유리광세계를, 아미타불은 즐거움만이 가득한 극락세계를 다스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세 부처를 보며 살아서는 무병장수하고 죽어서는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했다"며 "현존하는 괘불 110여 점 가운데 세 부처를 함께 그린 작품은 5점만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사는 이어 "330여 년 전에 그린 그림치고는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며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와 꽃, 넝쿨, 구름 등 다양한 문양이 감탄을 자아낸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괘불 외에도 괘불을 보관하는 함과 표정이 익살스러운 나한상, 신들이 모인 모습을 그린 신중도, 염라대왕을 소재로 한 현왕도 등 용흥사에서 조선 후기에 조성한 다른 불교 유물도 나온다.
김 연구사는 "상주 용흥사 괘불은 1999년 양산 통도사 전시 이후 처음 나들이를 한다"며 "이 괘불이 서울에 온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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