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상황에도 외교노력 지속…더 폭넓은 협상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할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이 주제를 논의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어떤 결정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2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나는 미국 대통령이 5월 12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중동 지역의 안정을 지키려는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우리는 폭이 훨씬 더 넓은 협상과 거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누구도 지역 내 전쟁이나 긴장 격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지도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국빈방문해 이란핵합의의 존치와 수정 가능성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이란핵합의를 뒷받침하는 자국 법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유예를 연장할지 이달 12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핵합의가 수정되지 않는다면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의 탈퇴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이런 상황이 실현되면 협정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이 협정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난하면서 파기 가능성을 공공연히 시사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입수한 이란의 과거 핵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세계에 공개하면서 이란 핵 합의 파기를 위한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세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 발표와 관련해 지난 1일(현지시간) "문제는 이란 핵 합의가 완전히 기만으로 체결됐다는 것"이라며 "이란은 착수 준비 단계에서부터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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