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선수들 모두 성인이라 휴대전화를 차단할 수는 없죠. 다만 SNS는 못하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이 대회 기간 선수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규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태용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회를 치르는 태극전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평창올림픽 기간에 휴대전화를 반납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는데 선수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거나 외부와 연락을 자제시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1%도 안 해봤다"고 잘라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 모두 장기간 해외에서 머물러야 한다. 컬링대표팀이 휴대전화 반납을 통해 성적을 냈다고 하면 좋은 케이스일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평창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휴대전화가 없더라고 여가선용할 만한 것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에서 장기간 머물러야 해 생활에 무료함을 느낄 수 있다"라며 "선수들이 지쳐있을 때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하게 하는 게 큰 문제다. 요즘 선수들은 감독보다 휴대전화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제가 느끼기엔 월드컵 기간에 휴대전화 차단이라는 것은 성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다만 선수들의 SNS 사용에 대해선 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SNS 때문에 대표팀 분위기가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할 때도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SNS 사용을 금지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할 선수들이 SNS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릴 우려를 없애려는 조치였다.
대표팀은 2013년에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비공개 페이스북 계정에서 최강희 감독을 비난한 글이 유출되면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런던 올림픽은 물론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선수들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신 감독 역시 휴대전화로 가족 및 친지들과 연락을 허용하는 대신 대표팀 내부의 일이 바깥으로 알려질 수도 있는 불필요한 SNS 사용은 막겠다는 생각이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