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동맹' 탈퇴 후 '관세제휴' 맺으면 이름뿐인 브렉시트될 것"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관세동맹 탈퇴 문제를 놓고 집권 보수당 내 내분이 깊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하드 브렉시트'를 원하는 보수당 하원의원들로 구성된 '유럽 연구단체(European Research Group·ERG)'는 최근 총리실에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관세제휴(customs partnership)'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이후 관세동맹 탈퇴 대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30쪽짜리 문서에서 ERG는 EU와 관세제휴를 맺으면 브렉시트 이후 다른 나라와 의미 있는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은 그동안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다른 나라와 자유롭게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권리를 예로 들면서, 브렉시트 이후 EU 단일시장 뿐만 아니라 관세동맹에서도 떠날 것이라고 밝혀왔다.
다만 영국이 EU 관세동맹을 탈퇴하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메이 총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관세제휴(customs partnership)', 또는 '아주 능률적인 관세협정(highly streamlined customs arrangement)'을 제시했다.
'관세제휴'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관세 체계를 반영하고, EU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상품 등에 대해서는 EU를 대신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주 능률적인 관세협정'은 국경 검문검색을 최소화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이중 '관세제휴'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U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영국이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북아일랜드를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할 계획이다.
ERG는 영국이 관세동맹을 탈퇴한 뒤 다시 관세제휴를 맺으면 이는 '이름 뿐인 브렉시트'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에서 관세제휴안이 즉각 제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 역시 이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그렉 클라크 기업부 장관은 관세제휴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수당 원로는 "관세제휴는 구분점(breaking point)이 될 수 있다"면서 "총리가 이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지지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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