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앞두고 폼페이오에 힘싣기…"내 절친한 친구"

입력 2018-05-03 04:19   수정 2018-05-03 15:58

트럼프, 북미회담 앞두고 폼페이오에 힘싣기…"내 절친한 친구"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무부 방문…틸러슨 시절 '냉대'와 확연한 대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국무부에 '행차'했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이다.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공식 취임식 참석차였다.
자신과 끊임없는 불화설을 겪었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로, 당시 국무부 냉대·홀대론에 휩싸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띄우기'를 통해 국무부 사기진작에 나섰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상회담 준비의 키맨인 폼페이오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에서 전보다 더 큰 '기'(氣)가 느껴진다. 여기 있는 바로 이 사람과 함께 이 기운은 더 커질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을 가리킨 뒤 "오늘은 환상적 출발을 하는 환상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 직원들을 향해 "(국무부 내에) 여러분이 모르는 일들이 몇 가지 진행되고 있다. 매우 매우 고무적"이라며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을 '진정한 미국의 애국자'로 칭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순간은 그가 평생 연마한 기량과 봉사를 보여주는 증거로, 그는 일생을 미국을 지키는데 헌신했다"면서 미국 육군사관학교와 하버드대 로스쿨 수석, 독일 기병대 복무와 하원의원,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직 등 궤적을 열거하며 추켜세웠다.
이 과정에서 "(폼페이오의 수석 소식이) 처음에는 루머인 줄 알았다. 나도 와튼 스쿨에서 우등생이었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들은 CIA 직원들일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도 이 자리에 참석한 지나 해스펠(국장 내정자)의 부임으로 곧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뛰어난 리더십은 정부와 의회, 정보 당국, 동맹 및 협력국으로부터도 존경을 받았고, 나의 깊은 존경과 신뢰도 얻게 됐다"며 "마이크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장 위대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믿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우리나라의 외교수장으로써 미국민을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는데 추호의 의심도 없다"며 "당신은 뛰어난 사람이며 나의 절친한 친구이며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정말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는 데 필요하다면 때로는 거친 외교도 구사할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은 언제나 존경받는 리더라는 걸 분명히 할 것이며, 전 세계에서 미국에 가해지는 위협들에 맞서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지체 없는 핵 폐기', '나쁜 합의는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이 연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곧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선창'에 따라 취임선서를 읽어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무부 방문은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한 편의 연극이었다"며 "틸러슨 시절의 냉대와는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외교 정책에 있어 폼페이오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폼페이오를 '미국의 진정한 영웅'으로 묘사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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