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신분…김경수에 오사카 총영사·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
경공모 활동내용·인사청탁 경위 등 집중 조사…내일 김경수 소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 청탁한 인물인 변호사 2명이 3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윤모·도모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드루킹과 관계 및 인사청탁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이다.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이후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김 의원에게 각각 추천했다. 드루킹은 도 변호사 추천이 무산된 뒤 지난 3월 메신저로 김 의원에게 2차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드루킹이 평소 관계가 깊지 않았던 인물을 인사추천했을 개연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두 사람을 상대로 이들이 경공모를 알게 된 계기, 드루킹과 친분관계, 경공모에서 담당한 역할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공모 회원 등급제도를 비롯한 운영 방식 전반 등도 구체적으로 확인 중이다.
경찰은 드루킹이 두 사람을 추천하기 전 이들과 상의한 사실이 있는지, 김 의원을 통한 인사추천 관련 내용을 드루킹으로부터 들었는지, 추천과 관련해 청와대 측과 접촉한 적이 있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들 중 윤 변호사는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 변호를 맡았다가 그가 기소된 이후인 지난달 19일 사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회원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지는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도 변호사는 경찰에서 자신이 드루킹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됐고, '자미두수'(중국 점성술), '송화비결'(조선시대 예언서)을 다룬 글에 관심이 생겨 경공모 카페에 가입했으며 드루킹 강의도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도 변호사는 자신이 경공모에서 법률자문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였고, '우주등급 이상 회원이 사는 마을 조성' 등과 같은 드루킹의 목표와 이상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진술했다.
두 변호사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논의한 적 있나', '추천 사실을 알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윤 변호사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출석했고, 도 변호사는 한 기자가 '혐의 인정' 여부를 묻자 "무슨 혐의가 있느냐"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경찰은 두 변호사를 조사한 뒤 오는 4일 김경수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댓글 여론조작 연루 여부,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아 처리한 과정의 적절성 등 그간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지난 1월17∼18일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로 인터넷 기사 댓글 여론을 조작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디 2천200여개 중 도용된 것이 있는지도 계속 확인 중이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카페 회원 등으로부터 아이디 사용을 허락받았더라도 애초 상대방이 동의한 범위를 넘어 불법적 용도로 썼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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