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 무드에 북중 접경도시 부동산도 '들썩'

입력 2018-05-03 09:56  

한반도 화해 무드에 북중 접경도시 부동산도 '들썩'
FT "北 해빙이 북중 접경도시 부동산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정은 방중·남북정상회담 이후 中 단둥시 부동산 급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한반도 화해 무드에 힘입어 북한과 중국 접경도시의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북한의 해빙이 북중 접경도시 부동산을 들어 올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북중 접경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 불고 있는 부동산 붐을 소개했다.
FT에 따르면 단둥 시민들은 최근 국제적인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를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지난 4월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단둥의 부동산 가격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거쳐 간 지난 3월 말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 편으로 베이징을 왕복하면서 단둥을 통과했다. 단둥은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곳으로, 북중 최대의 교역 거점이다.
단둥시 현지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단둥시 부동산 등록사무소는 지난주 내내 평소보다 훨씬 많은 등록 업무를 처리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중국의 부동산 구매자들은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등록사무소에 등록해야 한다.
부동산 등록사무소의 한 여직원은 "우리는 너무 바쁘다"면서 "지난주 말 이후 부동산 매입 신고를 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단둥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더욱 활발하다고 FT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단둥의 한 부동산 소유자는 "모든 중국인은 북한이 개방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단둥지역 주택가격이 20%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 식료품 거래업자는 북중 접경 세관 창고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이 지난달 1㎡당 4천500위안(약 75만원)에서 5천 위안(약 83만 원)으로 10%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또한 상승했다. 북한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전싱(振興)구 중심가의 상업용 건물은 지난 한 달 사이 가격이 50%가량 급등했다고 한 부동산 업자는 전했다.
북한의 해빙 조짐에 따라 불고 있는 단둥지역 부동산 붐은 침체 상태에 있는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반전시킬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은 북·중 교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압록강 주변 랑터우(浪頭) 신도시에 '단둥 중조변민 호시무역구'(中朝邊民互市貿易區)를 조성했다. 하지만 신압록강대교 미개통 등으로 호시무역구는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은 최근 불고 있는 북중 접경지역의 부동산 붐이 버블로 이어지지 않을까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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