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예술마당·커피 학교…잡풀 무성한 폐교의 무한변신

입력 2018-05-04 07:25  

테마파크·예술마당·커피 학교…잡풀 무성한 폐교의 무한변신
3천752곳 폐교해 2천339곳 매각…교육공간·관람시설 등 명소 부각
1천413곳은 시·도 교육청 보유, 재산가치만 1조5천300여억원




(전국종합=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1999년 인근 학교와 통폐합하면서 쓰임이 다한 전남 무안 몽탄북초등학교가 지난 1일 '밀리터리 테마파크'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새롭게 개장했다.
잡풀이 무성했던 폐교에는 육·해·공군 무기 전시장, 시뮬레이션 체험장, 실내 스크린 사격장, 유격체험시설 등이 들어섰다.
'국민학교'를 다녔던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역사를 일깨우게 하는 폐교의 변신이다.
4일 전국 교육청에 따르면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폐교들이 하나둘 활용방안을 찾으면서 체험·교육·문화 공간으로 부활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각인시키는데 한몫했던 강원 강릉시 명주예술마당은 2007년 이전한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별관은 공예체험 전문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이곳에서는 지난 2월 강릉 푸드 페스티벌과 김치 페스티벌이 열려 시민과 올림픽 관람객 입맛을 사로잡았다.
경기 성남시는 옛 영성여자중학교 건물을 손봐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로 조성한다.
예술가와 강사들이 상주하며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게 된다.
유휴공간을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으로 만드는 문화체육관광부 '꿈꾸는 예술 터' 사업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폐교된 전북 고창 삼인분교는 '가상현실(VR) 기반 안전체험관'으로 만들었다.



체험관은 가상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지진, 방사능, 화재, 교통사고 등 재난 상황을 체험하는 시설이다.
전북 이리남중학교는 청소년 자치문화공간으로 최근 탈바꿈했다.
영화감상실, 방송편집실, 사진 스튜디오, 북카페, 공연연습실 등을 갖췄으며 외국어교육센터도 추가로 들어선다.
전남 고흥 과역동초등학교는 '커피 사관학교' 간판을 달았다.
고흥군은 부지와 건물을 사들여 커피의 생장부터 수확, 가공, 음료가 되기까지 전 과정을 보여주는 교육시설로 조성했다.
학생들이 진로체험과 함께 나무 심기, 핸드드립, 로스팅 등 커피를 만들고 즐기는 견학 장소로 활용된다.
방치된 폐교들이 수련시설, 캠핑장, 생태학습장, 농산어촌 생산 시설 등으로 바뀌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산간벽지, 도서 지역 등의 상당수 폐교는 활용방안을 찾기 어려워 기약 없이 방치되기도 한다.
지난 3월 1일 현재 전국 폐교는 전남 816개, 경북 714개, 경남 564개, 강원 454개, 전북 323개 등 농어촌을 안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3천752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2천339개는 매각됐지만 993개는 대부 또는 자체 활용 중이다. 420개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아직 매각되지 않아 일선 교육청에서 보유한 1천413개 폐교의 장부상 재산가치는 1조5천300여억원에 달한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활용하지 않는 폐교는 관리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시설 노후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지역 활성화 효과가 확인된 만큼 매각이나 자체활용 등을 통해 최대한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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