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걸린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총매출 연 1조원 돌파

입력 2018-05-07 07:00  

40년 걸린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총매출 연 1조원 돌파
하역료 하락해 20피트 평균 5만원대 불과…외국항만 절반도 안 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 운영사들의 전체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의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종합하면 전체 매출액은 1조152억여원으로 2016년의 9천721억여원과 비교해 4.43% 늘었다.
매출액 1조원 달성은 1978년 자성대부두가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 시대를 연 이후 40년 만이다.


현재 부산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은 신항에 5개, 북항에 3개가 있다.
전체 면적은 육지 부분만 665만4천㎡나 된다. 항로 등 해상구간을 포함하면 2천만㎡가 넘는다.
대당 100억원이 넘는 안벽 크레인 110여대와 대당 50억원대인 야드크레인 340여대 등 각종 하역장비는 1천대가 넘고 종사자는 4천5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을 운영사별로 보면 신항에서는 2부두를 운영하는 부산신항만(PNC)이 2천5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PNC는 6개 선석을 보유해 부산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4부두의 PSA현대부산신항만(PSA HPNT)은 1천277억원, 3부두의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은 1천112억원, 1부두의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은 1천96억원, 5부두의 비엔씨티(BNCT)는 1천96억원이었다.
북항에서는 2016년 11월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를 통합해 출범한 부산항터미널(BPT)이 1천761억원으로 부산항 전체 운영사 가운데 두번째로 올라섰다.
자성대부두를 운영하는 허치슨부산터미널(HBCT)은 877억원,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은 442억원을 기록했다.


8개 운영사 가운데 PNC(14.5%), BNCT(14.7%), BPT(9.8%), HBCT(8.7%) 등 4개는 2016년보다 매출액이 늘었다.
HJNC(-6.7%), PNIT(-4.0%), PSA HPNT(-6.5%), DPCT(-7.6%)는 줄었다.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짜리 기준 2천47만여개로 2016년보다 5.22% 늘었다.
부산항 운영사들의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전체 물동량이 2천만개를 넘어서는 등 양적 성장을 했지만 엄청난 토지와 많은 장비·인력을 투입되는 것에 비하면 매출액이 초라하다는 평가마저 받는다.
항만운영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역료 수준 등 내실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에 못 미친 것은 전반적인 하역료 수준이 하락한 때문이다.
운영사들의 매출액과 처리물량을 토대로 업계가 추정한 지난해 평균 하역료는 20피트짜리 개당 5만원 정도이다.
북항의 하역료는 4만1천~4만4천원 선이고 신항은 5만원대 초·중반이다.
외국 항만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은 편이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항의 평균 하역료는 20피트짜리 개당 20만원에 가깝고 중국 주요 항만들도 평균 6만원을 넘는다.
미국과 유럽 지역 항만은 30만원대로 부산항의 6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에도 하역료가 하락한 것은 기존 해운동맹의 한 축을 이루며 환적물량 유치와 하역료 결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데다 글로벌 해운동맹이 4개에서 3개로 줄어 운영사들이 치열한 물동량 유치 경쟁을 벌인 때문이다.
한 운영사 관계자는 "종전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을 지불하며 부산항의 하역료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완전히 외국계 선사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하락압박이 더욱 거세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역료가 떨어지면 운영사들은 장비확충과 교체 등을 늦추거나 꺼리게 되고 협력업체에 주는 돈을 줄이게 된다"며 "이로 인해 결국 부산항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항만산업 종사자들의 삶이 열악해지므로 세계 2위 환적항만의 위상에 걸맞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업계는 부산항이 물동량 증가에 어울리는 내실을 다져 항만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종사자들이 제대로 대우받으려면 지나치게 많은 운영사를 줄여 선사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한진해운을 대신할 만한 대형 국적 선사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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