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11월 도량형총회서 '상수'로 재정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질량 단위인 '킬로그램'(㎏)을 비롯해 일상에서 쓰는 단위 중 일부의 정의가 내년 5월 바뀌게 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3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언론세미나'에서 "올해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질량과 전류, 온도, 물질의 양이 재정의될 예정"이라며 "바뀐 정의는 내년 5월 20일 세계측정의 날부터 공식 사용된다"고 밝혔다.
국제단위계(SI)를 구성하는 7개 기본단위 중 4개 단위가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은 "시계를 보고, 기온을 확인하는 등 우리는 언제나 '측정'을 한다. 측정에는 '단위'라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 단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질량의 단위인 '㎏'이다. 1889년부터 1㎏은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의 질량으로 정하고 있다. 원기는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구성됐으며, 높이와 지름이 각각 39㎜인 원기둥 모양의 물체다.
백금이 반응성이 낮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며 생기는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표준연에 따르면 이 원기는 100여 년간 약 100㎍(마이크로그램) 정도 가벼워졌다.
이에 국제 사회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물체' 대신, '상수'로 ㎏을 정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상수란 변하지 않는 값을 뜻한다.
㎏의 재정의에는 기본 물리상수 중 하나인 '플랑크 상수'를 쓸 예정이다. 플랑크 상수는 빛 에너지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 상수인데, 이미 여러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플랑크상수의 '측정값'을 제시한 상태다.
물질의 양(mol·몰), 전류(A·암페어), 온도(K·켈빈) 단위도 이런 상수를 이용해 재정의하게 된다. 물질의 양은 '아보가드로 상수'를, 전류는 '기본전하'를, 온도는 '볼츠만 상수'를 이용할 예정이다.
표준연은 "기본단위 4개에 '불변의 속성'이 부여돼, 최고 수준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지고, 국제단위계가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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