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좌담회서 추가 개방·불균형 개선 강조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과정에서 홍콩과 유사한 수준의 개방을 얻어내 1조 달러 규모인 중국 서비스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국경영연구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중 FTA 후속협상 이슈 점검 좌담회'에서 "서비스무역 자유화에 소극적인 중국에 홍콩과 체결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수준의 개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CEPA는 중국과 홍콩 간 FTA격인 협정으로,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대외경제협력 협정 가운데 개방의 폭이 가장 넓다.
왕 위원은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 구조로 전환 중인 데다 정부 차원에서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서비스산업 육성정책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서비스업의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기회를 살려 홍콩 수준의 개방을 얻어내야 한다"면서 "우리의 대(對) 중국 진출 전략업종과 중국의 민감분야가 겹친다면 중국 자유무역시범구(FTZ)의 우선 개방을 요청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또 "대부분의 경우 한국의 개방 수준이 높지만, 회계·중의학·운송 등 일부 우리가 수세인 업종도 존재하는 만큼 중국 측의 개방 요구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속협상에서는 추가 개방뿐 아니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의 재발 방지와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사드 갈등으로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볼 때 한중 FTA 투자보호규정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후속협상에서는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마련하고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일환 하나투어 중국글로벌사업본부 본부지원총괄팀장은 "관광서비스는 한중 간 개방 수준이 불균형한 대표적인 업종"이라며 "FTA 협정문 중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관광협력'에 관한 구체적인 양허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진우 한국무역협회 통상사업단 과장은 "FTA 발효에도 중국 내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고 지방 정부별로 이행이 달라 시장 개방 실효성이 낮다"면서 "협상 결과가 실제로 반영되도록 협상이행 담보 조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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