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파스칼 키냐르의 말·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달의 습격 = 송은일 작가의 새 장편소설.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해 국정농단과 전 대통령 탄핵을 지켜보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부와 권력을 독점하며 한국 사회에 군림해온 재벌, 정치권력의 폭력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반란을 그렸다.
대형로펌 대표이자 유력 정치인인 아버지, 세계적 여성학자인 어머니를 둔 '서혜우'는 DH그룹 총수의 아들이자 국회의원인 '양재륜'과 정략결혼한다. 혜우는 동성애자인 남편과 오랫동안 쇼윈도부부로 살아오던 어느 날 어린 시절 인연이 있는 영화감독 '휘'와 우연히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두 유력 집안은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고 권력을 지키려 혜우-휘 커플을 위협하고, 이 커플은 주변의 변호사, 기자, 영화사 사장, 해커 등과 힘을 합쳐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운다.
나남. 376쪽. 1만4천800원.
▲ 시인의 붓 = 김주대 시인의 시화집.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은 페이스북에서 팔로워 1만3천여 명을 거느리며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5년 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방법을 물어물어 배워서 서툴게 문인화를 그리기 시작해 점점 더 수준 높은 그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화첩은 한겨레신문에 '시인의 붓'이란 코너로 연재한 작품과 페이스북에 근래 발표한 작품 등 총 125점을 엮였다. 시인의 두 번째 시화집.
책 출간과 함께 작품 전시회도 오는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연다.
한겨레출판. 280쪽. 2만원.
▲ 사람은 모두 울고 난 얼굴 = 2012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데뷔한 이상협 시인 첫 시집.
시인은 현직 KBS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앵커로서 뉴스로 미처 전달하지 못한 세상의 아픔을 보며 느끼는 괴리를 섬세한 시어로 빚어낸다.
"마지막 뉴스가 끝나면 한쪽 귀를 접습니다/뜨거운 수증기로 얼굴을 지웁니다/세수를 하면 자꾸 엄지손가락이 귀에 걸립니다//나는 조금만 잘 지냅니다" ('앵커' 중)
"세계 각국에서 나는 태어납니다/가난한 나라의 내가 아플 때/높은 나라의 나는 숨이 찹니다//나는 활선공이 됩니다/송전탑에 올라 감전처럼 마음과 마을을 잇습니다//(중략)//극지의 내가 적도의 나를 생각하면/알레포의 내가 용산에서 식은땀이 납니다" ('다국적자' 중)
민음사. 156쪽. 9천원.
▲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 박철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1987년 '창비 1987'에 작품을 발표하며 데뷔한 시인은 올해 등단 31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시인은 도시 주변부 풍경과 삶을 애정있는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번 시집에는 그 맥을 잇는 65편 시가 담겼다. 특히 시인 자신이 걸어온 삶의 여정이 묻어있다.
"어김없이//해가 뜨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생명을 위하여?//그러기엔 너무 뜨겁지 않은가//타면서 멀리//밀려온 우리//그러나//이제 수평선을 넘어가는 사연을 좀 알겠네//영속이란 없다는 것//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다는 것//그러니//나는 오늘도//사랑 운운" ('사랑 운운(云云)' 전문)
창비. 132쪽. 8천원.
▲ 파스칼 키냐르의 말 = 출판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아홉 번째 책.
공쿠르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를 인터뷰한 대담집. 소설, 산문, 비평, 시, 철학, 우화 등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작가는 인터뷰 내내 방대한 사유 조각들을 쉴 새 없이 쏟아낸다. 글쓰기와 문학뿐 아니라 음악, 회화, 언어, 역사, 철학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류재화 옮김. 248쪽. 1만5천원.
▲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 전후 독일 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1921∼1947) 전집.
시집 '가로등, 밤 그리고 별들'(1946)과 희곡 '문밖에서'(1947), 산문집 '민들레'(1947)와 작가 사후 출간된 산문집 '이번 화요일에'(1947), 유고 시와 단편 등을 묶었다.
독일 로볼트 출판사의 1982년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새로 번역했다. 당시 시대 상황과 생소한 표현에 설명을 덧붙여 독자 이해를 돕는다.
박병덕 옮김. 현대문학. 580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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