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오사카 총영사·청와대 행정관으로 김경수에 추천
변호사들, 댓글조작과 '선 긋기' 입장…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 모(49·구속기소) 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를 청탁한 변호사 2명이 각각 12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았다.
3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도모 변호사는 이날 오후 10시 무렵까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함께 출석한 윤모 변호사도 오후 11시 55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도 변호사는 '인사청탁 사실을 알고 있었나', '댓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경찰청을 떠났다.
뒤이어 나온 윤 변호사는 '변론을 맡았다가 사임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고 흰 서류 봉투로 얼굴을 가린 채 발걸음을 옮겼다. 취재진이 계속 질문을 쏟아내자 윤 변호사는 "힘들다. 좀 가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변호사는 오전에 출석할 때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모두 드루킹 김씨가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이다.
김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김 의원에게 각각 추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도 변호사의 인선이 무산되자 지난 3월 메신저로 김 의원에게 2차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관계가 깊지 않았던 인물을 추천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두 변호사를 상대로 경공모를 알게 된 계기와 김씨와의 관계 등을 조사했다.
윤 변호사는 김씨가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변호를 맡았다가 재판에 넘겨진 뒤인 지난달 19일 사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회원들에게 (댓글조작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진술하는 등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 변호사는 경찰에서 자신이 김씨의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됐고, '자미두수'(중국 점성술), '송화비결'(조선 시대 예언서)을 다룬 글에 관심이 생겨 경공모 카페에 가입했으며 김씨의 강의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자신이 경공모에서 법률자문 등을 담당했으며 '우주등급 이상 회원이 사는 마을 조성' 등 김씨가 추구하려던 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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