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자 "정권 바뀌니 당국 판단 달라져" vs 금감원 "특별감리, 대선 전 착수"
논란 확산 막고자 최종 결론 빨라지나…금융위 "감리위 임시회의 열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논란이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판단이 1년 사이 '문제없음'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180도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4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기관의 문제다' 등 당국을 비판하는 글들도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이미 정상적인 회계처리임을 발표한 사안을 지금에 와서 뒤집는 금융기관은 신뢰성이 없다"며 "금융기관이 정치권의 영향과 입맛에 따라 자꾸 말을 바꾸는 형태는 잘못된 처리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금감원은 과거 자신들이 승인한 사안마저 뒤엎고 시장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는 유례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적었다.
아직 참여 인원은 많지 않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를 위반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이후 이런 내용의 청원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는 청원이 30일간 20만 명 이상 추천을 받으면 답변하게 돼 있다.
물론 금감원은 이런 주장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착수 시점이 대통령 선거 전인 작년 4월인데다 과거 판단을 뒤집은 적도 없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진웅섭 당시 금감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상장 법인으로 금감원 소관이 아니니 유관기관과 감리 실시 여부를 협의하겠다'고 답했을 뿐 문제가 없다고 답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진 전 원장은 "여러 외부 평가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감리는 구체적인 혐의가 나와야 가능하다"면서 정무위 위원들의 계속되는 질의에 "유관기관과 (감리 착수 여부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치사전통지서 발송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지 대상자가 회사, 감사인, 소속 회계사 등 20명이 넘어 미공개정보 이용 가능성 우려에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이 회계처리 위반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공은 이제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25일 오전 금융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결과 조치 예정안의 사전 통지를 조속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알렸다.
첫 관문인 감리위원회는 이달에는 10일과 31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리위 개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예정된 감리위 일정을 앞당겨 임시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리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 결과는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온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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