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 국방부가 해킹이나 위치 추적을 우려해 중국산 휴대전화를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대만군이 장병들의 중국산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군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3년전부터 군 장교와 장병들의 중국산 휴대전화 구매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관련 시행 세칙을 마련해 사용 금지 대상 목록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만군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중국산 휴대전화 브랜드는 화웨이(華爲), 샤오미(小米), 오포(OPPO) 등 대만 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이다.
대만군은 장병들의 영내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보안 모바일앱으로 영내를 촬영하거나 위치를 확인하는 기능의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국방부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하는 조치다. 미 국방부는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화웨이와 ZTE(中興通訊)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들 업체의 기기를 사용할 경우 장병들은 물론 기지의 위치가 추적될 가능성을 우려해 장병들에게 기기 구매나 사용 시 제기되는 보안 우려에 대한 별도의 권고를 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이며, ZTE는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 통상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 정부는 또 ZTE 통신장비 제품에 대한 기술수출 통제에 이어 화웨이에 대해서도 대(對) 이란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대만은 또 4세대(4G) 통신 시스템 네트워크에는 중국 업체가 제조한 통신장비나 부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웡바이쭝(翁柏宗) 대만 국가방송통신위원회(NCC) 부주임은 "대만의 통신설비 관리는 미국보다 엄격하다"며 "백본네트워크 등 주요 설비에 중국산 제품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찌감치 시행해왔다"고 말했다.
대만 국가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3년 이동통신업자의 중국산 인터넷통신 장비 제품 사용을 금지한 입법원 방침에 따라 관련 시행규칙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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