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맞아 초등학교 찾아…'일 잘한다는 칭찬 제일 듣고파'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어떤 칭찬이 듣고 싶나요?", "후임 총리한테 하고 싶은 말은요?", "총리가 아닌 다른 꿈이 있나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세종시 조치원대동초등학교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6학년 4반 어린이들이 천진한 목소리로 던진 질문이다.
국무회의 등에서 장·차관들에게 진땀 나는 질문을 더러 던지는 이 총리가 이날은 오히려 어린이들로부터 '예리한 질문'을 받고서 잠시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했다.
이 총리는 '듣고 싶은 칭찬'이 뭐냐고 묻자 "일 잘한다는 말을 듣는 게 제일 좋다. 큰 욕심인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답했다.
'후임 총리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엔 한동안 뜸 들인 뒤 "어려운 질문인데, 가능하다면 총리가 되기 전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두루두루 알면 좋겠다"고 했다.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고 모든 문제가 전문적 식견이 있어야 이해되도록 변화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기본적으론 이해해야 총리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리는 "예전에는 인품이 훌륭하거나 사회적으로 덕망 있다고 인정받는 분들이 총리가 많이 됐고, 앞으로도 그래야겠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이것저것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꿈'이 뭐냐는 물음엔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어·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소년·소녀들에게 공짜로 두 개 나라말을 알려주는 할아버지"라고 답했다.
한 어린이가 '총리가 된 뒤 달라진 점'을 묻자 "좋은 점은 전보다 좀 더 신중해진 것이고, 나쁜 점은 자유가 없어졌다"며 "신중해진 것은 세상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자유를 잃어가는 것은 아쉽다. 사실 뒷골목에 싸고 맛있는 집에 다니는 것을 즐기는데 그런 기회가 줄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총리직 1년에 대해선 "정부가 바뀌면 처음에 계획을 많이 세우고 시간이 지나면 성과를 내야 한다"며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하나씩 성과가 나타나야 할 텐데라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또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주문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겠다"며 "인간관계에서도, 여러분이 커가면서 부닥칠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내는데도 그게 제일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자세를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혔으면 좋겠다"며 "급할 때 횡단보도 아닌 곳으로 건너면 편하겠지만, 다른 사람한테 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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