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금지'에 中매체·업계 '발끈'

입력 2018-05-04 16:59  

'미군,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금지'에 中매체·업계 '발끈'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키로 했다는 소식에 중국 관영매체와 업계 모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4일 자국산 제품을 옹호하면서 '미군의 중국산 전화기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 우스꽝스럽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국내외 미군기지에서 중국 휴대전화업체 화웨이(華爲), ZTE(中興通訊)가 만든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한 즉각 반격에 나선 형국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다음날 화웨이 제품이 미국 등 모든 국가에서 고도의 보안기준, 사생활보호, 기술을 충족시키고 있다면서 화웨이 통신망, 단말기의 보안 및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정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조치는 중국 기술업체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리이 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 인터넷조사센터 선임연구원은 "미 국방부 조치는 우스꽝스럽고, 중국 기술기업의 발전을 막으려는 미국 욕심에서 비롯됐다"며 "미국 측이 주장하는 단말기의 백도어 프로그램(해킹용 프로그램)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왕옌후이 중국이동통신연맹 회장은 "화웨이와 ZTE의 휴대전화는 모두 구글에서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퀄컴 등 미국 업체가 만든 반도체칩을 사용한다"면서 "기술적으로 말해서 이들 운영체계, 칩을 우회하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타임스는 "오히려 미국업체인 애플이 중국으로 운송되는 통신장비에 스파이웨어를 사전 설치할 공산이 더 크다"며 "애플의 핵심 부품은 모두 미국산이기 때문에 미국이 백도어 프로그램을 숨기기가 더 쉽다"고 주장했다.
또 "백도어 프로그램을 전 세계 미군에 팔리는 휴대전화 단말기에 심는 일은 비용이 드는 일이어서 화웨이나 ZTE처럼 시장 지향적인 사기업이 결코 하지 않을 일"이라고 자국기업을 옹호했다.
이 매체는 "미 국방부 경고가 두 회사의 해외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중국업계 내부의 전망도 전했다.
이에 앞서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소령)은 성명에서 "화웨이, ZTE 기기가 장병들과 정보, 임무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가할 수 있다"며 "미군기지 판매점에서 이들 기기를 판매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보 관리들은 중국이 자국 제조사에 지시해 염탐활동이나 통신교란 등을 하도록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면서 지난해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판매된 화웨이, ZTE 휴대전화가 약 2천400대라고 전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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