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강행시 충돌 예상…경찰은 강력 제지 방침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오는 5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주지역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열기로 해 탈북단체가 행사를 강행할 경우 충돌이 예상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5월 5일 낮 12시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15회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열고 '사실과 진실의 편지'인 대북전단을 살포한다"고 밝혔다.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잔인한 처형과 핵실험, 미사일 도발로 공포 분위기를 확산해 대한민국과 세계를 협박한 김정은이 갑자기 거짓 대화공세와 위선 평화공세로 나오자 우리 사회는 맹목적 평화 분위기에 도취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에 대승적 차원에서 행사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들 단체는 강행 의사를 밝혀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협조 요청에 대해 "북한 3대 세습독재가 무너진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를 중지하기로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한 만큼 지역주민 안전을 고려해 경찰은 강력히 제지한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위험 발생의 방지 등)에 따라 이들의 행사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또 대북전단을 대형풍선에 매달기 위해 이용하는 가스 차량은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 대북전단이 대량으로 국내에 뿌려지는 경우 경범죄(쓰레기 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를 하기 전에 자제해달라고 먼저 설득할 것"이라면서 "그래도 강행한다면 위험 발생 방지 차원에서 행사를 제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인 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 파주지회는 대북전단 살포가 예고된 장소에 반대집회 신고를 했다.
파주 겨레하나는 오두산통일전망대 입구 앞 인도,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 통일동산 입구 앞 인도 등 3곳에 모두 집회신고를 하고 대북전단 살포행사를 전방위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겨레하나 회원을 비롯해 파주지역 환경·종교단체 회원과 상가 주민 등 약 2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영 파주 겨레하나 대표는 "참가자들은 모두 파주에서 생업을 하는 사람들로, 수십년 동안 접경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피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라면서 "남북관계 분위기가 나름대로 좋아졌는데 갑자기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면 다시 분위기가 안 좋아질 것 같아 집회라도 준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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