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고은 시인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건립이 철회된 경기 수원의 '고은문학관' 예정부지에 인문예술복합공간이 들어설 전망이다.
7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정조인문예술재단과 논의 끝에 고은문학관 부지에 인문을 기반으로 예술이 융복합된 인문예술복합시설을 건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조인문예술재단은 고은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던 고은재단이 최근 명칭을 바꾼 것으로, 고은 시인과 관련된 이사들이 나가고 새로운 이사들로 충원돼 인문예술복합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재단측은 이미 고은문학관 설계를 맡았던 스위스의 건축가 페터 춤토르로부터 인문예술복합공간 설계 수락 의사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콘퍼런스장과 전시장,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일단 구상을 하고 있다"면서 "시가 추구하는 인문도시를 지속해서 구현하는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문학관은 '인문학 도시구현'을 추구하던 수원시가 '삼고초려' 끝에 경기 안성에 살던 고은 시인을 2013년 8월 수원 광교산 자락으로 이주시킨 뒤 그의 문학적인 업적을 기리고자 건립을 추진해왔다.
고은재단 측이 시민 성금 등으로 200억원의 건립비용을 조달하고 시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팔달구 장안동 한옥기술전시관 뒤편 시유지 6천㎡가 진작부터 고은문학관 부지로 낙점돼 기본설계까지 진행 중이었지만, 고은 시인이 올해 초 성추행 추문에 휩싸이면서 파문이 커지자 수원시와 고은재단이 지난 2월 28일 결국 문학관 건립철회를 결정했다.
또 시청 앞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비(가로 50㎝·세로 70㎝)를 철거한 데 이어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각종 문학행사를 취소하는 등 고은 시인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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