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 첫날 4천만주 육박…거래대금은 2조원 넘어 2배로 '점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첫날, 기록적인 거래량과 거래대금으로 '국민 대장주'의 면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 정지전의 종가 265만원에서 50분의 1로 액면 분할된 5만3천원에 지난 4일 재상장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가 황제주' 삼성전자가 몸집을 줄이면 투자 접근성이 좋아져 하루 거래량이 최소 1천만∼1천500만주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일 하루 거래량은 3천956만5천주에 달했다.
이는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29만4천주)의 133배를 넘는 물량이다.
당연히 삼성전자 주식 하루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까지 삼성전자의 일일 최대 거래량은 650만주(1998년 1월31일)였다.
4일 거래대금도 2조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액면분할 전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7천247억원)의 2.9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은 액면분할 계획을 공시한 올해 1월31일의 3조3천5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개미'들의 강한 매수세가 이런 기록을 낳았다.
개인 투자자는 4일 하루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샀다. 이날 개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6천554억원으로 2위인 셀트리온[068270](556억원)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많았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5천916억원과 538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기준가(5만3천원) 대비 2.08% 내린 5만1천900원에 마감됐다. 장 초반 한때 1.7% 올랐지만 하락 반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우려로 투자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기관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중·장기 실적 전망이 밝은 가운데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활성화로 향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후 목표주가를 7만3천원으로 제시했다. 액면분할 전 목표주가는 340만원이었는데 이를 365만원으로 올린 셈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중심으로 탄탄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 올해 영업이익은 67조9천억원, 2019년에는 68조9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액면분할로 개인 주주의 진입이 용이해지고 외국인 비중이 작아지면 지배구조에 대한 위험도 낮아진다"며 "무리한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능한 현 상태에서 액면분할은 최선의 선택이다. 앞으로 균형 잡힌 수급이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앞으로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거래대금 증가와 개인 투자자 저변 확대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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