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파리 시내에서 5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파리 도심의 오페라 거리에는 경찰 추산 4만 명(주최 측 추산 16만 명)의 시민이 집결해 '마크롱에게 축제를'이라는 제목의 집회를 열고 바스티유 광장까지 행진했다.
집회의 제목은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듯했지만, 실상은 반어적인 표현이었다.
참가자들은 마크롱의 가면을 쓰고 나와 대통령을 조롱하기도 했고, 일부는 '사회적 쿠데타에 반대한다' '부자들의 대통령'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현 정부의 정책들을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후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을 담은 개정 노동법을 밀어붙여 통과시킨 데 이어, 올해는 대입제도 개편, 철도공사의 종신고용 폐지, 공무원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철도노조는 지난달 3일부터 정부의 국철 개편 구상에 맞서 한주에 이틀씩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들도 대입제도 개편방향이 프랑스의 평등주의적 교육 전통을 해친다며 동맹휴업과 학교점거 시위를 산발적으로 벌이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설문 응답자의 64%가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1년에 실망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파리 시내에 2천 명 이상의 중무장한 진압경찰들을 배치해 폭력 시위에 대비했다.
파리 도심에서는 지난 1일 노동절 집회에 극좌 무정부주의 단체 '블랙 블록'(Black Bloc)의 회원들로 보이는 1천여 명이 검은 복장에 복면을 한 채 모여 상점과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며 대치하는 일이 있었다.
경찰의 집회관리 부실을 성토하는 여론이 일자 내무 장관은 도심 시위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앞으로 대규모 집회에 경찰력을 증강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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