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서 "시리아서 추가 군사작전 전개" 공약…"EU 가입, 포기한 적 없어"
벌써 불공정 선거 논란…야당 후보 "제1야당 출정식, 전혀 방송 안 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조기 선거 승부수를 던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예상대로 시리아 쿠르드와 전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저녁 이스탄불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새 시대를 맞는 터키는 유프라테스방패작전과 올리브가지작전과 같은 군사작전을 추가로 펼쳐 국경에서 테러조직을 소탕하겠다"고 밝혔다.
터키는 2016년 8월 유프라테스방패작전을 펼쳐 시리아 북서부 자라불루스, 알밥, 아프린 등을 점령했다.
올해 1월 시작한 올리브가지작전으로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거점인 아프린에서 쿠르드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냈다.
올해 3월 터키군이 아프린을 점령한 후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AKP가 선거를 1년 넘게 앞당긴 것도 '아프린 작전 효과'가 고물가 등 경제난으로 소멸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란 게 터키 언론의 분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추가 군사작전을 약속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앞서 미군이 주둔하는 시리아 북부 만비즈를 다음 목표물로 여러 차례 언급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은 차기 군사작전 지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개헌 국민투표 유세 때와 달리 '유럽 때리기'는 삼갔다.
그는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해 회원국들이 우리 만큼 의지와 열의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절대 가입을 포기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의 고물가와 터키리라화 급락에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와 재정적자가 안정되고 금리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달 24일 치러지는 터키 대선은 군소 후보를 제외하고 4자 대결 구도로 윤곽이 잡혔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에르도안 저격수로 유명한 4선의 무하렘 인제(54) 의원을 후보로 확정했다.
지지층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겹치는 '철의 여인' 메랄 악셰네르(62) '좋은당'(IYI Parti)대표는 창당 여섯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지지율이 인제 의원에 앞서 있다.
쿠르드계 등 소수계층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은 투옥된 셀라핫틴 데미르타시(45) 전 대표를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악셰네르 대표, 인제 의원, 데미르타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순서대로 40%, 30%, 20%, 10%로 나타났다.
CHP와 좋은당은 선거연대를 결성했다.
야권은 인제 의원 또는 악셰네르 대표 중 1차 투표 승리자를 야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꺾는다는 전략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야권 지지층의 전략적 투표가 인제 의원과 악셰네르 대표 가운데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여부와 그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압도적 물량 공세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심산이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설은 모든 주요 채널에서 생방송됐으나, 인제 의원의 대선 첫유세는 국영 TRT와 뉴스 전문 CNN튀르크에서도 방송되지 않았다.
인제 의원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자치단체 AKP 지부 행사도 생방송하는 채널들이 우리 출정식은 방송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궁의 반야권 보도 지시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방송국 앞에서 유세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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