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외무 "북한과 이란핵 문제 해결하면 오바마보다 부족하겠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유럽 국가들이 존폐 갈림길에 선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유지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협정 파기 때 전쟁 발발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치켜세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데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란핵합의를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 합의의 파기 여부를 발표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유럽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주자'로 미국을 방문해 이란핵합의 유지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존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지 않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을 만났다.
존슨 장관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 케이블방송 폭스뉴스의 '폭스와 친구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중한 것을 잃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소하며 이란핵합의를 함께 개선하는 데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의 결함을 보는 것은 옳고, 세계에 매우 합리적인 과제를 설정했다"며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2025년 이후 해제되는 일몰조항의 연장을 이란핵합의 유지 방안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존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을 파기한다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장관은 "우리가 (이란 핵) 시설들을 폭격할 것이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냐, 이것이 정말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내게는 지금 실행 가능한 군사적 해법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합의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면 노벨평화상 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핵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가 왜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버락 오바마(전임 대통령)보다 부족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국제 외교와 인류 협력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업적이 없다는 논란을 빚었다.
앞서 존슨 장관은 6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란핵협정과 관련, "분명히 약점이 있지만,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협정 파기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약을 없애버림으로써 이득을 보는 것은 오직 이란뿐"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