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 기후변화 원흉?…"탄소배출량 10분의 1 차지"

입력 2018-05-08 11:29  

관광도 기후변화 원흉?…"탄소배출량 10분의 1 차지"
관광객 급증하면서 장거리 국제선 노선 탄소배출 급속 성장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여행을 다니는 관광객들이 탄소배출의 주범 가운데 하나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8%를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전 연구 때보다 4배나 급증한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 경영대학원 연구원 아루니마 말리크 등 연구팀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탄소발자국'이 급증하고 있다고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신호에서 주장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팀은 탄소배출을 억제하려면 탄소세를 도입하거나 항공기에 대한 이산화탄소 거래량 계획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리크는 "관광산업이야말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오는 2025년까지 관광산업 매출액이 연 4%씩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수십 년간 최대 관광 관련 탄소배출 국가 자리를 지켜왔다.
이외에도 독일과 캐나다, 영국 등이 10위 권에 들었다. 중국은 2위, 인도와 멕시코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장거리 국제선 노선이 탄소배출 주범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지구촌의 탄소배출에 따른 온난화 억제 노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기 이용승객은 오는 2036년까지 거의 2배 늘어 78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항공산업이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다.
호주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 야-센 선 교수는 "중국과 인도의 관광산업 수요가 지난 수년 사이 급증했다"며 "이런 추세는 향후 10년 정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득이 늘어나게 되면 항공기를 타고 더 먼 곳으로, 더 자주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선 이용 여행의 경우 관광 관련 탄소배출량의 25%를 차지한다.
관광이나 항공 모두 현재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2016년 191개 국 항공업계가 오는 2020년 이후 2027년까지 수입의 2% 정도를 숲 가꾸기와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 실행에 투입해 온실가스 배출량 대부분을 억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구촌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혹서, 그리고 해수면 상승에 따른 폭풍을 더 자주 경험하고 있다.
말리크는 "이번 연구는 음식물과 기념품 등 소비재 품목까지 포함된 관광산업의 진짜 비용을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들여다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관광이나 여행을 억제하는 게 쉽지 않다"며 "여행을 덜 다니거나 집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만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하거나 환경기금에 투자하는 것 등 관광객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나 그 변화는 너무 늦고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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