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BA의 '더플로팅아일랜드' 한국 작품으론 처음 초청돼
보는 작품 아닌 휴식하고 즐기는 열린 공간으로 큰 인기
(브뤼헤=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한국의 현대 건축 작품이 '북유럽의 베니스'로 불리는 벨기에의 고도(古都) 브뤼헤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벨기에 최대 관광지인 브뤼헤는 지난 5일 3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적 규모의 건축예술축제인 '브뤼헤 건축 트리엔날레 (Triennale Brugge 2018)'를 개막하고, 오는 9월 16일까지 4개월여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번 트리엔날레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스페인, 벨기에, 독일, 폴란드 등 9개국에서 모두 15개 팀의 작품이 초청돼 '물의 도시' 브뤼헤의 곳곳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건축가 팀인 'OBBA'가 '더플로팅아일랜드(The Floating Island)'라는 작품으로 트리엔날레 개최 이래 한국 건축가로는 처음으로 초청돼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인들에게 현대 한국 건축을 널리 알리고 있다.
K-팝과 영화, 음식 등의 분야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는 한류가 건축으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브뤼헤 시내 북부 지역 운하에 설치된 '더플로팅아일랜드'는 이름 그대로 물 위에 떠 있는 건축물로, 관람객들이 수면 위를 산책하듯 걷거나 수면 위에서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나무판자로 'S자'를 두 개 이어 놓은 모양의 길을 만들고, 그 위에 굵은 흰색의 동아줄을 늘어뜨려 놓음으로써 공간을 안팎으로 분리하는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통할 수 있도록 해 '소통'을 강조했다.
취재진은 8일 더플로팅아일랜드가 설치된 현장에서 작품에 걸터 앉아 운하에 발을 담그고 휴식하거나 'S자'의 중간에 설치된 '해먹'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브뤼헤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몇몇 관람객들은 늘어진 동아줄로 가려진 공간 안에서 '세상'과 격리된 채 친구들과 담소를 나눴고, 일부 젊은이들은 한여름처럼 작열하는 5월의 태양 아래 겉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수영복 차림으로 작품에서 운하 속으로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 온 어린아이는 작품 중간에 동아줄을 묶어서 만든 그네를 타며 해맑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더플로팅아일랜드는 트리엔날레를 위해 특별히 설치된 예술작품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설치돼 있었고, 시민들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동화된 안식과 여가의 장소처럼 보였다.
주최 측은 "브뤼헤 트리엔날레 2018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만남을 유발하고, 사람들에게 예술작품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경험하고 창조과정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트리엔날레 행사 중인 오는 6월 9일과 7월 7일에는 벨기에 한식 푸드트럭 '타블 호(Table-Ho)'가 트리엔날레 행사장을 찾아 현지 관람객들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푸드 이벤트를 개최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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