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체제전복 등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최대 2년 반 억류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9일 저녁 전격 석방된 미국인 3명은 모두 한국계다.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로 이들은 간첩, 적대행위, 국가전복음모 등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치렀다.
이 가운데 억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은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돼 2년 반 가까이 붙잡혀 있었던 김동철(64) 목사다.
김 목사의 억류 사실은 억류 3개월만인 2016년 1월 미국 CNN방송이 그와의 인터뷰 방송을 내보내면서 처음 알려졌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 목사는 자신을 귀화 미국인 '김동철'이라고 소개하면서 2015년 10월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에 붙잡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살았으며 2001년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延吉)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옌지에서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로 통근했고 국제무역과 호텔업을 하는 회사의 사장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김 목사에게 간첩과 체제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두 명인 김상덕, 김학송 씨는 각각 지난해 4월과 5월 잇따라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59) 씨는 나진·선봉 지역에서 보육원 지원사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0년 개교한 평양과학기술대도 자주 방문해 회계학을 강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평양과기대 방문 일정을 마치고 평양국제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을 밟던 중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5월 3일 '적대 행위를 감행한 미국 공민을 억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고, 그가 "체류기간에 우리 국가를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범죄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김학송 씨는 지난해 5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하다가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평양역에서 체포됐다.
그는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5월 7일 "평양과학기술대학 운영 관계자로 사업하던 미국 공민 김학송을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혐의로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학송 씨의 경우 나이 등 신상과 활동 경력 등 개인 정보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안 어떤 처우를 받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전해진 바가 없다.
다만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작년 6월 평양을 방문해 이들 3명을 만난 뒤 '모두 건강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3명과 같은 시기에 북한에 억류돼 있던 또 다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조셉 윤 전 대표의 방북으로 지난해 6월13일 전격 석방됐으나, 혼수상태로 귀국한 뒤 결국 엿새 만에 숨져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 정부는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작년 8월부터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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