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신 도움으로 침묵 깬 손흥민…공격포인트 '30' 이룰까
시즌 최종전 이후 '월드컵 모드'…반등 계기 만들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월드컵 때 사이클이 내려가면 어쩌나 걱정이 있습니다."
올해 3월 12일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하러 기자회견에 나선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당시 소속팀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던 손흥민(26·토트넘)을 언급하며 기쁨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손흥민은 그날 새벽에도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4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선수가 1년 내내 한결같이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만큼 그 상승세가 자칫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게 신 감독의 걱정이었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이 이런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은 이후 손흥민은 '골 침묵'에 빠졌다.
본머스전 이후 10일(한국시간)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까지 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9경기째 골 맛을 못 봤다.
시즌 18호(리그 12호) 골에서 두 달째 제자리걸음이다.
3월에만 7골을 터뜨리며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인 지난 시즌의 21골을 넘어 설 만한 페이스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으나 어느덧 13일 레스터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최종전만 남겨두고 있어 이젠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득점포는 식어 있지만, 손흥민은 팀이 필요로 할 때 뭔가를 만들어내며 주축 공격수의 역할을 했다.
뉴캐슬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그는 0-0이던 후반 시작 5분 만에 해리 케인의 골을 끌어내는 패스로 시즌 11호(리그 6호) 도움을 올렸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시즌의 28개를 뛰어넘는 29번째 공격 포인트를 작성해 한 시즌 개인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을 새로 썼다.
여러모로 그에게는 의미가 있는 도움이었다.
케인의 골이 결승 골이 되면서 팀이 1-0으로 승리해 리그 4위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개인 기록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챙겼다.
이제 손흥민의 2017-2018시즌은 단 한 경기를 남겨뒀다.
13일 레스터시티와의 리그 38라운드를 끝으로 토트넘에서의 세 번째 시즌이 막을 내린다.
월드컵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전날이자 소집을 약 일주일 앞두고 열리는 레스터시티전은 러시아로 향하는 손흥민의 '사이클'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경기다.
시즌 최다 골은 최소 세 골이 나와야 타이기록이 돼 부담이 큰 만큼 그가 현실적으로 바라봄 직한 마지막 목표는 '공격 포인트 30' 돌파다.
지난달 18일 브라이턴과의 리그 경기에 이어 두 번 연속 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도우미' 역할도 곧잘 해낸 손흥민으로선 충분히 도전해볼 법한 기록이다.
골이나 도움을 추가해 '30'이라는 수를 돌파한다면 길어진 골 침묵의 아쉬움을 달래고 상승 분위기 속에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한국의 '에이스'인 그가 부상 없이, 이왕이면 뜻깊은 이정표와 함께 합류하는 건 대표팀에도 호재로 작용할 부분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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