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승리시 정국 주도권…인위적 정계개편 거리 둘 듯
한국 승리시 보수 정계개편 중심축…文정부 견제력 강화
바른미래·평화, 선거결과 따라 '운명' 결정…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한지훈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는 여의도 정치 지형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개편을 포함한 정치권 빅뱅까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문재인 정부는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확보하게 된다. 변화를 앞세운 각종 국정과제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국정 동력을 얻는 것이다.
여기에 미니 총선 수준인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선전하면 다수당의 지위를 굳히게 된다. 자체적으로 지금의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국회 내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무리한 합당이나 영입을 추진하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섣부른 몸집 불리기는 '친문'(친문재인)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결속력을 약화하고, 앞으로 2년 뒤에 있을 2020년 총선을 고려할 때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말도 있다.
대신 야당과 사안별로 느슨한 연대, 나아가 비슷한 색깔의 정당과 공조를 이어가며 협치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다.
다만 지방선거 결과 일부 야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며 이탈이 발생하는 야권발(發) 정계개편, 나아가 정치권의 새판짜기가 본격화할 경우 민주당 역시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대로 민주당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은 물론, 수도권 등 전략 지역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지도부 책임론을 포함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의 정계개편은 여권보다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의 공언대로 17개 광역단체 중 6곳 이상에서 승리하고, 바른미래당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할 경우 한국당이 야권 정계개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현 한국당) 출신 의원들 상당수가 한국당행(行)을 택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당은 보수의 적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승리, 원내 1당까지 확보하면 정국 주도권은 한국당으로 넘어간다.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여소야대와 사뭇 다른 불리한 정치환경에 처하게 된다.
한국당이 영남의 일부 지역만 사수하는 참패를 하더라도 야권 내 정계개편 회오리가 불 수 있다.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 홍준표 대표의 퇴진론이 불거지면서 새 리더십을 선출하기 위한 당내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은 물론, '한국당으로는 안된다'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수 진영의 '헤쳐 모여'가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현 지도부는 물론 보수 궤멸의 책임이 있는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 인사들은 이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정계개편을 주도할 수 있다.
지방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의 운명도 관심이다.
만약 바른미래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당내 원심력은 커지고,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최악에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 중 일부는 한국당으로, 국민의당 출신 의원 중 일부는 민주당으로 이탈을 시도, 현재 30석의 바른미래당은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승리하고 다른 지역 선거에서도 선전한다면 바른미래당은 중도 진영은 물론 보수 진영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바른미래당이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민주평화당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다면 거센 내홍에 휘말리며 원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모두 좋지 않은 결과에 직면하더라도 다음 총선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있는 만큼 당장 대오를 흐트러트리기보다는 내부 혁신을 하며 재기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각 진영의 재구성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이번 선거는 국정 운영뿐만 아니라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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