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매장에 앉아있었다는 이유로 흑인 청년 2명이 경찰에 연행돼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명문 예일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 온라인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예일대 대학원에서 아프리카 지역학을 공부하는 흑인 여학생 롤레이드 시욘볼라(34)는 8일 오전 자신이 거주하는 대학 캠퍼스에서 학교 경찰로부터 취조를 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시욘볼라가 기숙사 휴게실에서 자는 것을 본 한 백인 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학교 경찰이 시욘볼라의 신원을 의심한 것이다.
시욘볼라는 자신이 휴게실에서 리포트를 쓰던 중 잠이 들었으며 그때 한 백인 여학생이 들어와 "당신 여기서 자면 안된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시욘볼라는 이 상황을 촬영했으며 영상에는 이 학생이 "나는 경찰을 부를 권리가 있다. 당신 그 방에서 자면 안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곧 백인 경찰관 2명이 기숙사로 찾아와 시욘볼라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시욘볼라가 자신의 기숙사방 문을 열어 이 학교 학생임을 입증했지만 경찰은 "당신이 예일대 건물에 있는 한 이곳에 소속된 사람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계속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결국, 신분 확인 논란은 경찰 2명이 더 현장에 출동하고, 시욘볼라가 망설이던 끝에 신분증을 보여준 뒤에야 마무리됐다.
시욘볼라는 경찰이 출동해 자신을 취조하는 광경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고, 영상은 큰 화제를 모으며 48만명이 시청했다. 또 7천500회 공유되고 1만2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린 쿨리 예일대 대학원 학장은 이번 일과 관련,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일은 예일대가 더 포용적인 곳이 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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