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1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메콩 평화포럼'에 참석한 한국과 베트남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도 상당한 성공을 거둬 한반도 비핵화의 길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차례 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주로 우리가 '나와도 된다'고 설득했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먼저 적극적으로 결단해 대화가 성사됐다"면서 "이번에는 정말 평화가 올 것 같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또 "김정은 위원장은 한 말을 지키는 과제 점검형 지도자"라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자문단인 이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도 '지금까지 합의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시작일 뿐이다'라고 얘기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북한 경제의 고도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지금 북한과 다른 국가모델을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잘 된다면 올가을 남북정상회담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공동선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여기 오기 전에도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핵 포기 발언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신뢰하고 이를 이행하는지 관찰하면 핵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열리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자문단인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행동 대 행동으로 어떻게 비핵화할지가 관건일 것 같다"고 밝혔다.
팜 띠엔 반 전 주북한 베트남 대사는 "판문점 선언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북한의 계획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대사는 "북한의 핵은 생존 무기이자 미국, 한국과 협상해 가장 유리한 대가를 받으려는 협상 카드였다"면서 "북한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경제개발이고 이를 위해 핵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북미정상회담까지 잘 되면 베트남은 개혁, 개방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 경험을 북한과 공유할 수 있다"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아세안을 비롯한 세계 공동체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남아서부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민주평통과 베트남 사회과학원이 베트남에 북한 전문가를 초청해 평화포럼을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통과 베트남 사회과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 날 포럼은 400석인 행사장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 성황을 이뤘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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