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들 "북미 정상회담 결과 조심스럽게 낙관…협상 쉽지는 않을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의회 지도부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확정에 대해 김 위원장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상원 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 정상과의 회담 개최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주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는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러시아 전문가들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미국과 교수 그리고리 야리긴은 10일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자국 관영 뉴스전문 채널 RT와 한 인터뷰에서 "조심스러운 낙관주의를 갖고 이번 협상의 전망과 가능한 합의 결과를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대해 "두 가지 기대를 하게 하는 아주 흥미로운 회담"이라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적 힘으로 북한을 협상장으로까지 끌어냈다는 생각을 갖고 승리자의 태도로 회담장에 갈 것이지만, 북한 지도자는 자신이 동등한 위치에서 미국을 협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결과를 갖고 돌아오길 바라지만, 북한은 전쟁에 빠져들지 않고 체제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북미 정상회담 자체는 다양한 기대를 갖게하는 흥미로운 회담이지만 미국과 북한의 생각이 서로 크게 다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야리긴은 또 "설령 비핵화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미국이 이후에 군사적 방법이 아니라 경제적 방법으로 북한 체제를 불안정하게 하려고 시도한다면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재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 없이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연구소의 한국·몽골학과 과장 알렉산드르 보론초프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론초프는 "미국은 CVID란 최대치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북한은 신뢰할 수 있는 안전보장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의제는 1~2시간에 논의될 문제가 아니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담 의제와 관련 "한반도 정전협정을 북미 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동시에 비핵화와 북한이 핵전력 감축을 통해 얻으려는 체제 안정보장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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