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임창용의 여전한 시속 147㎞ '뱀직구'…최고령 세이브 눈앞

입력 2018-05-11 08:54  

42세 임창용의 여전한 시속 147㎞ '뱀직구'…최고령 세이브 눈앞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BO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인 박정진(42·한화 이글스)은 몇 년 사이 많이 던진 후유증으로 올해 1군은커녕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박정진보다 8일 늦게 태어난 최고령 2위 투수 임창용(42·KIA 타이거즈)은 박정진과 달리 꾸준히 1군에서 등판한다.
필승 계투조가 모조리 바뀌어 1군에 등록되더라도 오갈 데 없는 박정진과 다르게 임창용은 여전히 KIA 불펜의 핵심이다. 최근엔 부진에 빠진 김세현(31)을 대신해 마무리 완장마저 찼다.
곧 42번째 생일을 맞는 임창용은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를 새로 쓸 참이다.
이 부문 기록은 최영필(전 KIA)이 2016년 4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달성한 41세 10개월 30일이다.
임창용의 나이는 10일 현재 만 41세 11개월 7일이었다. 따라서 임창용이 세이브 1개를 추가하면 최고령 세이브 역사는 바뀐다.
임창용은 10일 두산 베어스와 벌인 경기에서 올해 첫 세이브 수확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선발 팻딘에 이어 등판한 구원 김윤동이 제구 난조로 흔들리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임창용 카드를 뽑았다.
5-4로 쫓긴 8회초 1사 1, 3루에서 등판한 임창용은 타격 1위 양의지(타율 0.408)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타이밍을 뺏는 커브가 통했다.
곧이어 오재일마저 몸쪽에 떨어지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잡고 불을 껐다.
9회초 첫 타자인 대타 류지혁까지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낚아 세이브 수확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오재원에게 어정쩡한 포크볼을 던졌다가 좌중월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고 블론 세이브 멍에를 썼다.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추가 실점 없이 2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고 1점으로 버틴 것에 만족했다.
임창용의 호투는 KIA의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6-5)의 밑거름이 됐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해 벌써 24시즌째를 맞이한 베테랑 임창용의 몸은 지금도 유연하다. 최고 시속 147㎞를 찍는 그의 속구 경쟁력도 충분하다.
두산 타자들은 뱀처럼 꿈틀대는 임창용의 속구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오재원에게도 속구를 결정구로 택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임창용은 전성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애니콜'로 맹활약했다. 통산 125승(81패), 254세이브를 쌓았고, 2017∼2018년 셋업맨으로 변신해 통산 홀드도 19개로 불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5년간 올린 128세이브를 합치면 프로에서 382세이브를 거둬들였다.
임창용이 언제까지 호랑이 군단의 뒷문을 잠글지는 알 수 없다. 김세현이 구위를 되찾으면 다시 셋업맨으로 돌아간다.
'시한부' 소방수이기에 임창용의 세이브는 자신과 팀, 팬들에게 더욱 귀하다. 불혹의 투혼이 빚어낸 새 역사여서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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