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싱가포르, 북미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적지"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중앙(CC)TV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이 11일 관련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며 각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가 전환의 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CCTV는 이날 아침 뉴스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톱 뉴스로 전하면서 "북한과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CCTV는 "북한은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송환했고, 미국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북한에 보내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면서 "개최지인 싱가포르 역시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긴급 타전하고, 추가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발표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입장과 의견 등을 교환했다"면서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 등과 관련해 각국이 공동 노력을 해서 이런 결과를 맞았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첫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 싱가포르가 북미 양국을 모두 만족하게 하는 회담 개최지라고 평가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미국 입장에서는 중립자이자 역사적으로 미국의 동맹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 역시 싱가포르가 북한에 대해 반감이 있는 국가가 아니므로 싱가포르는 양국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싱가포르에 북미 대사관을 포함해 47개국 대사관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양국 최고위급 회담에는 반드시 대사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안전과 통신 보안 등을 보장하고, 본국에 비밀사항을 송신할 수 있다는 점도 싱가포르가 개최지로 선정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로서 북한에서 거리가 가깝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멀다고도 할 수 없다"면서 "대신 교통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고, 미국 입장에서도 싱가포르는 고위급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과 조건을 완벽히 갖춰 만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뤼 연구원은 "정치적으로도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개최된다면 외부에서는 미국이 이미 한발 양보한 것처럼 인식할 것"이라며 "2015년 양안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싱가포르의 '영웅심'도 싱가포르가 개최지로 선택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선옥경 허난사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보다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미국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데 만약 판문점에서 회담이 열릴 경우 본인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더 주목받는 등 자신이 가려질 수 있는 것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게 자신의 성과로 포장돼야 한다"며 "김 위원장 전용기의 최대 운항 거리는 5천㎞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는 것은 양국이 이미 상당한 부분에서 합의에 접근했다는 의미"라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고, 북미수교 등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한 선물을 받는 방식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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