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환경 변화 속 시청지표도 다각화…5개 보완지표 소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인터넷에서 반응도 뜨거운데 시청률은 왜 아쉽지?"
이런 의문이 든다면 시청률과 화제성 지표를 구분해서 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출연하고, 나아가 그와 18살 연상 이선균과의 호흡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화제가 된 tvN '나의 아저씨'도 시청률과 화제성에 차이가 제법 나는 사례다.
이 드라마는 4월 셋째 주 CJ E&M·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 1위, 굿데이터코퍼레이션 'TV 화제성 평가'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기존 시청률 조사에서는 같은 기간 최고 순위는 18위에 머물렀다. 물론 '나의 아저씨' 시청률은 최근 6%대로, 채널을 고려하면 낮다고 할 수 없지만 화제성에 비하면 아쉬운 면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지표 간 차이는 조사 방식에서 비롯한다.
기존 시청률 조사는 패널별로 TV 수상기를 설치하고 시청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시청, 1인 가구 증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강세 등 시청환경이 변화하면서 고전적인 시청률 조사 방식만으로는 콘텐츠 가치를 입증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최근 외국에서 활발하게 시행하는 다시보기, OTT 시청률, SNS 영향력, VOD(주문형비디오) 등을 측정하는 '보완지표'가 늘고 있다.
▲ CJ E&M과 닐슨코리아의 'CPI'
최초 사례는 2012년 2월 도입된 CJ E&M의 CPI다. 기존 시청률이 단순 시청 자체에 대한 지표라면 CPI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본 후 콘텐츠를 소비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측정한다. 프로그램별 관련 기사 구독 건수, 주요 포털에서 소비자가 프로그램을 검색하는 행동, 온라인상 프로그램 관련 게재 글이 전수 수집된다.
CPI는 지상파 3사와 tvN과 OCN 등 CJ E&M 7개 채널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종합편성채널 등은 제외된다는 약점은 있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어 가장 널리 쓰이는 추세다.
▲ TNMS의 'TTA'
TNMS는 TTA(통합 시청자수) 데이터를 올해 도입했다. 이 지표는 본방송은 물론 케이블채널 재방송, IPTV 3사 VOD를 통해 동일 콘텐츠를 시청한 총시청자 수를 합산한 결과다.
이 지표는 본방송과 재방송, VOD 시청률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광고주들의 이목을 끌지만 아직은 도입 초기다.
▲ 굿데이터의 'TV 화제성 평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 화제성 평가'는 2014년 인터넷상 방송 콘텐츠 관련 게시글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조사 대상은 지상파 5개, 케이블 21개, 종합편성채널 4개 채널의 프로그램이다. 현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방송 예정작에 대한 반응, 방송국 화제성 점유율, 신규 프로그램 평가까지 본다.
▲ 방통위 'RACOI'와 KBS '코코파이'
정부기관과 지상파에서도 다양한 보완지표를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에 가깝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 '방송 콘텐츠 가치분석 시스템'(RACOI)을 발표했다. RACOI는 29개 방송 채널 프로그램에 대한 한 주간 인터넷 버즈량, 방송 프로그램 출연진 언급 순위, 방송 콘텐츠 월간 시청자 수 및 시청률, 중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4개국 국내 방송 콘텐츠 반응 정보를 제공한다.
같은 달 KBS는 '코코파이 지수'를 내놨다. 이 지수는 본방송, 재방송, VOD 시청자 수를 합산한 '파이-TV'와 뉴스, 커뮤니티, SNS, 동영상 내 시청자 반응을 조사한 '파이-논TV'로 나눠 지표화한다.
CJ E&M 관계자는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인구 31.9%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하는 시청환경으로 기존 시청률 조사법으로 확인이 어려운 콘텐츠 가치와 시청행태를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측정 방식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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