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랫포의 미 항모 동향 지도 비교…작년 11월엔 태평양에 항모 7척 동시 떠
북핵 위기 고조되던 1년 전 5월에도 태평양은 항모와 강습상륙함으로 북적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태평양이 모처럼 텅 비었다(아래 지도 1). 미국의 외교안보 분석 업체 스트랫포가 매주 추적하는 미국 항공모함타격전단(CSG)과 상륙준비전단(ARG)의 위치 지도 상 그렇다는 말이다.
<지도 1>
공교롭게도 미국과 북한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 이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 봄 기운이 완연해진 시점에 나타난 현상이다.
스트랫포의 10일(현지시간)자 지도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제해권을 상징하는 항모전단 11개 가운데 4개(주황색 동그라미. 선은 이동 경로)가 태평양과 대서양 등에서 통상 훈련이나 지원 작전, 정비점검 중이다. 파란색 점 2개는 강습상륙함을 주축으로 한 ARG를 표시한다.
한반도 쪽 서태평양은 비어 있다. 물론 항모전단과 상륙준비전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는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항에 정박해 있고, 강습상륙함 와스프도 일본 사세보항에 있다. 지도상 이동 상황이 표시되지 않은 다른 항모 전단들과 상륙준비전단들도 미국 모항들에 정박해 있다.
지도 1은 항모 7척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전개돼 태평양과 대서양이 항모로 북적이던 지난해 11월 9일 자 지도 2와 사뭇 다르다. 지도 2에선 특히 항모 전단 3개가 한반도 근해를 향해 집결하는 모습이 당시 한반도를 휘감고 있던 전운의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지도 2>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1월 7일 복수의 미국 관리들 말을 인용, 로널드 레이건, 시어도어 루스벨트, 니미츠 등 3개 항모 전단이 북핵 위협에 대한 경고로 서태평양에서 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이들 항모 전단 외에 칼빈슨과 존 스테니스 전단도 동태평양에서 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당시 태평양엔 항모 전단 5개가 동시에 뜬 셈이다.
1년 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튿날자 지도 3에서도 한반도 가까운 해역엔 항모 전단 2개가 움직이고 있고 태평양 전체로 항모 전단 3개와 상륙전단 3개가 보인다.
<지도 3>
당시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응키 위해 이미 전개돼 있던 칼 빈슨과 로널드 레이건 외에 니미츠 항모 전단을 서태평양에 추가 파견키로 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은 보도하면서 이 때도 항모 3척이 동시 전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니미츠 전단은 실제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모항으로 귀환하는 칼 빈슨 전단과 교대 목적이었지만 일정 기간 태평양상에 동시 전개되는 양상이 됐다.
<지도 3>
스트랫포는 "전 세계를 지배하는 힘으로 제해권만 한 게 없다"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대양은 미국에 속했고, 그 덕분에 미국은 사실상 어느 때 어디로든 미군을 자유로이 투사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해상으로부터 미국에 대한 침공을 원천차단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세계의 바다 항로를 지배하는 한 자신의 설계대로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며 미군 해군력의 두 주축인 해·공전력 중심의 항모전단과 해병대 전력 중심의 상륙전단의 움직임을 매주 추적, 발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단, 이들 지도상의 위치는 비밀이나 작전상 민감한 정보가 아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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