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국장 인준 반대에 내부 회의서 '조롱'…도 넘었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백악관 관리가 미국에서 초당적 존경을 받는 정계 거물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에게 '곧 죽을 사람'이라는 독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를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매케인은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발병해 지역구인 애리조나로 내려가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두 명의 백악관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 켈리 새들러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보좌관이 내부 회의에서 매케인 의원을 가리켜 "문제가 안 된다. 그는 어차피 죽어가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새들러 보좌관은 매케인 의원이 최근 '물고문' 지휘 논란에 휘말린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에 반대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 같은 독설을 내뱉었다.
문제 발언을 직접 들은 회의 참석자들은 매케인을 향한 언급이 '충격적이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의회 전문매체인 더힐을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후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 주요 현지 매체가 잇따라 보도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백악관은 새들러 보좌관의 발언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매케인 의원의 국가에 대한 봉사에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만 밝혔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포로가 돼 고문을 당한 적이 있는 매케인은 지난 9일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 지휘 논란에 휘말린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에 반대할 것을 동료 의원들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그는 최근 낸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가치를 못 지켰다고 작심하고 비판하는 등 백악관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새들러 보좌관의 발언이 보도된 후 매케인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은 트위터에 "내 남편은 가족을, 7명의 자녀와 5명의 손주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상기시켜드려도 되겠느냐"고 썼다.
공화당 소속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새들러, 존 매케인은 미국 상원 여야 양측에서 많은 친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려도 되겠느냐"며 "상원에서는 누구도 웃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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