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글에 워마드 운영진 이메일 계정 정보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경찰이 홍익대 회화과의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진 동료모델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섰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안모(25·여)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또 안씨가 피해자 사진 등 휴대전화 데이터를 PC방에서 삭제한 뒤 전화기를 한강에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해당 PC방과 한강에서 현장검증도 했다.
경찰은 안씨가 사진 촬영에 사용한 휴대전화는 찾지 못했다.
아울러 경찰은 워마드 운영진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에도 착수했다.
안씨는 자신이 처음 사진을 올렸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진에 이메일을 보내 'IP나 로그 기록 등을 지워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마드 운영진은 안씨의 이메일은 읽었지만, 경찰이 안씨의 활동 내용을 확인하고자 보낸 이메일은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워마드 운영진이 안씨 요청을 받아들여 로그 기록 등을 삭제해줬다면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 운영진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용하는 운영 업체인 구글에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 업체가 미국 업체여서 실제 협조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안씨 진술과 증거에 이날 압수수색 등에서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이날 오후 안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올라와 큰 논란이 됐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같이 있었던 모델인 안씨가 처음엔 참고인 자격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뒤늦게 나왔고, 원래 쓰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며 평소 가지고 다니던 공기계에 번호이동을 한 점 등을 토대로 안씨를 추궁했다.
경찰 조사에서 안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쉬는 시간에 모델들이 함께 쓰는 휴식공간 이용 문제를 두고 피해자와 다툼을 벌여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인 모델은 자신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정도가 심한 댓글을 쓴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해 최근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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