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과학수사 경찰관들이 만든 의료사고 수사 '백과사전'

입력 2018-05-13 08:00  

현직 과학수사 경찰관들이 만든 의료사고 수사 '백과사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검시조사관들, '수사실무 의료사고 이해' 발간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의료사고를 접한 일선 경찰관은 전문 용어와 이해하기 힘든 의료 차트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들이 바로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참고서가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현직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직접 의료사고 때 활용할 수 있는 수사 참고 서적을 편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국 최초의 의료사고 관련 전문 서적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의료사고 수사를 위한 참고 서적 '수사실무 의료사고 이해'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저술을 이끈 경기북부경찰청 김영삼 검시조사 팀장은 13일 "최근 배우 한예슬 씨 등 유명인들의 사례와 프로포폴 집단 패혈증 등 굵직한 의료사고가 국민적 주목을 받으며 의료사고에서 경찰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며 책을 집필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일선 경찰서에 접수되는 의료사고 사례도 증가 추세지만, 비전문가인 경찰관들이 처리하기에는 애로가 많은 실정이다.
김영삼 조사관은 이러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임상 병리학 박사인 그에게도 진료 차트를 검토해달라는 일선 경찰관들의 의뢰가 많았다. 최선을 다해 도왔지만, 본 업무인 검시도 만만치 않아 만족할 만큼 도움을 주기 힘들었다.
사건을 접한 경찰관들이 빠르게 공부하고 사건에 대처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김 팀장은 2015년부터 동료들과 뜻을 모았다.
학자 출신인 김영삼 조사관과 함께 병원 조직·구조에 전문성을 가진 김종희 검시조사관 등 과학수사계 동료들이 복잡한 의학, 법의학, 부검 용어에 대해 정리하고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기록과 차트 해석 방법은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이서정 조사관이 주로 담당했다. 의사와 간호사가 작성하는 의료 기록들을 나눠 각 내용과 특징에 관해 설명했다.
이서정 조사관은 "병원에서 쓰는 차트에는 의료계 종사자만 알아볼 수 있는 약어와 형식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사고 수사 초기에는 필요한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수사에 필요한 차트를 분별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직 변호사와 의료인들의 도움을 받아 현행 의료법과 주요 판례들, 각종 제도에 관한 내용도 포함해 경찰관이 수사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삼 팀장은 "검시 업무와 저술 작업을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저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들은 업무 외 시간 짬을 내 저술한 내용을 이메일로 교환하고, 비번 시간에 나와 토론하며 필요한 내용을 채워 나갔다. 저술 과정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고가 터지자 세균 감염 문제에 관한 내용도 반영하는 등 시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3년간 작업 끝에 300쪽 분량의 참고서적 '수사실무 의료사고 이해'가 탄생했다.
이서정 조사관은 "지난해 한 의료사고에서 중요 차트가 수사 초기에 확보가 안 돼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었는데 이러한 사례를 보며 책 편찬 작업에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간된 서적은 일선 수사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각 경찰서에 배포된다.
김기출 경기북부경찰청장은 "의료사고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찰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노력해 책이 발간될 수 있었다"며 "이 책이 국민을 위한 치안 서비스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hch79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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