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과거 리비아 반군 지도자 강제송환 사과

입력 2018-05-11 19:34  

영국 정부, 과거 리비아 반군 지도자 강제송환 사과
카다피 시절 MI6가 압송 개입 의혹…50만 파운드 보상 제공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과거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게 반군 지도자를 갖다 바친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와 함께 보상을 약속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비아의 전 반군 지도자인 압둘 하킴 벨하지와 부인 패티마 부드카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50만 파운드(한화 약 7천2만원)를 보상해 주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들 부부에게 편지를 써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메이 총리는 "당시 임신 중이었던 부드카 부인의 손상된 품위를 비롯해 두 사람이 끔찍한 대우를 겪은 것은 명백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벨하지는 1990년대 카다피 정권에 저항하는 이슬람투쟁그룹(LIFG)을 이끌었으며 이 과정에서 탄압을 피해 국외로 피신했던 인물이다.
그는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들이 태국 방콕에 있던 자신의 소재를 리비아 정부에 알리는 바람에 리비아로 압송돼 6년간 교도소에서 갖은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며 2012년 당시 영국 외무장관인 잭 스트로와 MI6 대(對)테러 국장이었던 마크 앨런을 고소했다.
벨하지는 물론 아내 부드카 역시 리비아에서 4개월 동안 감금 상태로 지내야 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끌던 영국 정부가 당시 리비아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MI6가 이들에 압송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하지는 돈이 아니라 영국 정부의 사과를 받고 싶다며 3파운드(약 4천300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1년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리비아 정보기관 수장인 무사 쿠사의 사무실에서 입수한 비밀 문서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는 벨하지 생포에 대해 리비아의 정보기관 수장에 축하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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