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근 파는 남북경협주, 개미가 산다

입력 2018-05-13 06:15  

외국인이 최근 파는 남북경협주, 개미가 산다
경협주 추가 상승 여부 전문가 의견 갈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열 양상을 보인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를 최근 내다 팔고 있다.
반면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경협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지난 11일까지 7거래일간 6천1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순매도 상위 종목 10개 중 1~2위를 포함한 4개 종목이 남북 경협 관련주였다.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현대건설[000720]로 2천719억원을 팔아치웠다. 현대로템[064350](2천368억원 순매도)이 두번째로 많이 덜어낸 종목이다.
현대엘리베이터[017800](497억원 순매도)와 현대제철[004020](479억원)도 외국인 순매도 종목 8위와 9위에 올랐다.
이들 종목은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 철도 연결이나 북한 내 도로·주택 등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사업 관련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급등락했던 종목들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남북 경협주를 쓸어 담고 있다.
개인의 5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 현대건설(2위·2천947억원)과, 현대로템(3위·1천865억원), 현대엘리베이터(10위·542억원) 등 3개 종목이 남북 경협주였다.
기관 순매수 상위권에도 현대제철(1위·1천282억원 순매수)과 현대로템(10위·401억원) 등 경협주가 포함됐다.
외국인이 쏟아낸 남북 경협주를 주로 개인들이 받아내고 기관도 일부 떠안는 양상이다.




남북 경협주가 추가로 상승할지 아니면 조정 국면에 들어설지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예전의 남북 관계 개선 국면보다 전면적이고 광범위한 차원의 평화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추세 상승이 가능하다는 낙관론과 함께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논의되는 남북 협력사업은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올해 내내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며 "경협주가 단기에 급등하기는 했지만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사업참여 가능성 등 '실체'가 있는 종목이라면 지금도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협주 단기급등은 기존 주도주였던 IT나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면서 수급이 쏠린 측면도 있다"며 "경협주가 추가로 상승탄력을 받기에는 최근 신흥국 자금유출 등 글로벌 증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협주가 과열 국면에 들어선 만큼 투자를 하더라도 사업 실현 가능성과 기업 실적, 수급 주체의 움직임 등을 면밀하게 살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박세원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북 사업 실행 가능성이 있고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시장이 예상했던 정도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경협주가 조정을 받을 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도 "남북경협주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주요 수급 주체가 된 철강이나 유틸리티 업종은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개인이 (상승을) 주도한 건설·건축이나 기계 업종은 펀더멘털의 변화 없이 기대감만으로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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