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상 목표 없다…부상 없이 한 시즌 완주하는 것부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8 KBO리그 규정 이닝을 채운 토종 투수 중 최원태(21·넥센 히어로즈)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 평균자책점 3.05)뿐이다.
최원태는 13일 현재 평균자책점 3.49로 이 부문 전체 8위, 토종 2위에 올라있다.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거듭나는 도약하는 과정이다.
외국인 에이스와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최원태는 1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6연승 중이던 두산 1선발 조쉬 림드블럼도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최원태의 투구가 더 돋보였다.
넥센은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최원태 덕에 2-1로 승리했다. 최원태는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4승(4패)째를 거뒀다
투구 수는 85개였다. 완투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최원태는 "7회 이후가 참 어렵다. 당연히 나보다 불펜에 있는 선배들의 구위가 더 좋았다. 완투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완봉을 하는 게 내 꿈이긴 하지만 아직 그 정도 실력이 아니다"라고 겸손해했다.
13일에도 최원태는 6회까지 매 이닝 3타자씩만 상대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7회 2사 후 박건우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김재환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그러나 7회를 채운 것만으로도 팀에 큰 도움이 됐다.
최원태는 "(포수) 박동원 선배 리드를 따랐다.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노리다 보니, 상대 타자들도 공격적으로 나왔다. 야수 선배들의 호수비 덕에 투구 수를 아끼면서 7회까지 왔다"고 거듭 '선배 덕'이라고 외쳤다.
그래도 자신감은 한층 자랐다.
최원태는 개인 첫 완투를 했지만, 퍼펙트를 놓치고 패전의 멍에까지 썼던 4월 18일 NC 다이노스전(9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점으로 몰라보게 성장했다.
당시 최원태는 8회 1사까지 안타는커녕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 KBO리그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8회 1사 후 최준석에게 2루타를 맞고, 모창민에게 빗맞은 안타에 이어 노진혁에게 스퀴즈 번트까지 허용해 1실점했다. 최원태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생애 첫 완투를 했지만, 팀은 0-1로 패했다.
최원태는 그때를 떠올리며 "패하긴 했지만, 그때 한 경기를 나 혼자 책임지면서 뭔가를 느꼈다"며 "이후에도 경기가 잘 풀린다"고 했다.
지난해 그를 놀라게 한 어깨 통증이 사라지면서 기분은 더 좋아졌다.
최원태는 "지난해에는 어깨 때문에 9월 6일에 마지막으로 던지고 쉬웠다. 올해는 시즌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토종 평균자책점 2위"라는 기록을 전해도, 최원태는 "지금은 수치상으로 목표를 세울 때가 아니다.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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