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대지진 10주년 추모회 취재하던 홍콩 기자 구타당해

입력 2018-05-13 19:23  

쓰촨대지진 10주년 추모회 취재하던 홍콩 기자 구타당해
추모 기도회 열려던 목사는 '소요죄' 체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쓰촨(四川) 대지진 10주년 추모회를 취재하려던 홍콩 기자가 정체불명의 사람들에 의해 구타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빈과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쓰촨 대지진은 2008년 5월 12일 쓰촨 성 원촨(汶川) 현에서 발생한 규모 8의 대지진으로, 7만 명 가까운 주민이 숨지고 1만8천 명이 실종됐으며 5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홍콩 '아이케이블 뉴스'(i-Cable News)의 천하오휘(陳浩暉) 기자는 전날 오전 쓰촨 성의 성도인 청두(成都) 시 인근 두장옌(都江堰) 현의 한 중학교에서 열린 추모회 현장을 취재하고 있었다.
천 기자가 중학교 밖에 서 있을 때 다른 라디오 방송국 차량을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둘러싸더니 차 안에 있던 기자를 위협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에 그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려고 하자, 갑작스럽게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두 명이 다가오더니 그의 팔을 잡고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갔다.
이들은 그곳에서 천 기자의 머리를 발로 차고 복부를 무릎으로 가격하는 등 10분 가까이 폭행을 가했다. 폭행 후 그의 뺨과 손목 등에는 멍이 들고 빨갛게 부어오른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잠시 후 현 정부의 공무원들이 나와 이들의 폭행을 저지했으나, 폭행을 가한 두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천 기자가 속한 방송국과 홍콩 정부가 강력하게 항의하자, 현 정부의 선전 담당 공무원들이 저녁 무렵 폭행범 2명을 찾아내서 데려왔다.
두 사람은 천 기자에게 "오해였다"며 사과했지만, 천 기자는 "현 정부에 폭행범의 인상착의 등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공무원들이 이들을 찾아 데려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두 시에서는 한 교회가 추모 기도회를 열려고 했으나 당국에 의해 원천 봉쇄당했다.
청두 시 경찰은 전날 아침 예정됐던 이 추모 기도회를 막기 위해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해 이 교회를 봉쇄했으며, 500여 명의 신도를 모조리 연행했다. 일부는 연행 과정에서 구타를 당했다.
이 교회의 왕이(王怡) 목사는 소요죄로 체포됐으며, 당국은 "교회의 문을 닫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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