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로 공동 11위…그래도 "주말 만족, 우승 머지않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명물'인 17번 홀의 악명을 타이거 우즈(미국)도 피하지 못했다.
우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천18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17번 홀(파3·137야드)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렸다.
이 홀은 그린이 호수 속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 홀'이다.
조금만 티샷이 잘못돼도 여지없이 물에 빠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에 빠진 공의 수가 최근 15년 평균 46.9개를 기록할 정도다.
지난해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2007년(9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무려 69개가 빠졌다.
올해도 1라운드 24차례, 2라운드 21차례 등 이틀간 45개의 공이 그린이 아닌 물로 향했다.
3라운드 6개, 4라운드에선 3개로 줄어 총 54개가 기록됐다.
그런데 지난 사흘간 파를 지켜냈던 우즈가 마지막 날 3개 중 하나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날 17번 홀 핀 위치는 그린 앞부분 오른쪽이었다.
조던 스피스(미국)와 같은 조로 경기한 우즈는 앞선 스피스의 과감한 티샷이 홀 앞에서 튀어 거의 홀인원이 될 뻔하자 놀라움이 섞인 미소로 지켜봤다.
이어진 우즈의 티샷.
샌드웨지로 직접 홀을 공략하려던 우즈의 티샷은 한참 미치지 못했고, 어김없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진 우즈는 드롭한 뒤 다시 친 티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홀에 가까이 보내진 못했다.
3m 조금 넘는 보기 퍼트마저 놓친 우즈는 이 홀에서만 두 타를 잃었다.
이날 12번 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선두 추격까지 가시권에 뒀던 우즈는 14번 홀(파4)에서 나온 첫 보기로 기세가 한풀 꺾인 데 이어 이 더블 보기로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결국 공동 11위(11언더파 277타)로 밀려나면서 시즌 세 번째 '톱10' 진입마저 물 건너갔다.
우즈는 17번 홀 상황에 대해 "(티샷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다가 불행히도 내 얼굴 쪽으로 (바람 방향이)바뀌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초반 이틀 잘 풀리지 않았으나 주말엔 상황이 바뀌었다"며 3, 4라운드 경기 전반적으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즈는 "요즘은 내가 경기하는 감각을 찾고 대회에 나선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우승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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