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대형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보고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WTO 분쟁해결절차의 첫 단계인 양자협의 요청서를 미국 정부에 전달하고 관련 내용을 WTO 사무국에 통보했다.
WTO 제소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정부는 여러 차례 제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당초 3월에 제소하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철강 관세 협상 등 현안이 많아 시간이 걸렸다.
정부는 제소에 앞서 미국에 세이프가드 철회나 세이프가드로 예상되는 수출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청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6일 미국산 수입품에 연간 4억8천만 달러의 양허정지(축소하거나 없앤 관세를 다시 부과)를 하겠다고 WTO에 통보했다.
양허정지와 같은 보복조치는 세이프가드 발동으로부터 3년이 지나야 가능하지만, 제소를 통해 승소할 경우 바로 할 수 있다.
WTO 분쟁해결절차는 양국이 분쟁해결패널 설치 등 본격적인 재판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양자협의를 통해 먼저 합의를 시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자협의를 요청받은 피소국(미국)은 협의 요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진행해야 하며 요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소국(한국)이 WTO에 패널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양자협의를 통해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는 양자협의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패널설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기업에 대한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부당한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WTO 제소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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