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3번째 '드루킹 특검'…내달 지방선거 후 수사 개시할 듯

입력 2018-05-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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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13번째 '드루킹 특검'…내달 지방선거 후 수사 개시할 듯
김경수 의혹 규명이 성패 좌우…수사 대상 등 특검법안 내용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여야가 14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특별검사제 도입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역대 13번째 특별검사팀 출범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번 특검은 필명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와 그가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의 댓글 여론조작이 지금까지 경찰 수사로 밝혀진 혐의 이외에 더 있었는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일당의 여론조작에 공모했는지 밝히는 게 핵심 과제다.
여야가 6·13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샅바 싸움을 벌여온 만큼 우선 특검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8일 본회의 처리 이전 여야 합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지난달 야3당이 공동 발의한 법안을 보면 특검법 시행부터 특별검사 추천·임명까지 2주가 걸린다. 여기에 특검이 추천하는 특검보 인선 기간이 3일 추가된다.
특검팀 진용이 꾸려지기까지 보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야3당의 특검법안은 특별검사가 임명된 날로부터 20일간 조사공간 준비 등 수사 준비 기간을 두도록 했다.
이에 따라 18일 법안의 국회 통과와 동시에 법이 시행되더라도 6월 지방선거 이후에야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특검과 특검보의 추천·임명에 걸리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면 지방선거 투표일을 전후로 특검이 가동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18일 이전에 여야가 합의해 내놓을 법안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한 달 넘게 끌어온 여야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지금까지 숱한 뒷말을 낳아온 검경의 드루킹 의혹 수사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야권 실세인 김경수 의원의 눈치를 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후 지난해 대선 전후 댓글조작까지 수사범위를 넓히며 뒤늦게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 2건을 대상으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드루킹 일당 3명을 재판에 넘겼고, 지난 10일 댓글 2만여개에 대한 추천 수 조작 혐의를 송치받은 상태다.



그러나 내달 초께 특검이 임명되면 기록 인수인계 작업 등으로 기존 수사는 사실상 정지된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는 대로 철저히 수사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이 가시화한 이상 경찰이 송치한 추가 혐의를 드루킹 일당의 공소장에 추가하고 공소유지를 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이 사건의 성격과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한창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모두 넘겨받지는 못할 가능성이 있다.
댓글 여론조작 수사의 범위는 적어도 지난해 5월 대선 전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경공모의 댓글 활동도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찰은 이미 네이버로부터 경공모 회원 아이디의 접속기록을 넘겨받아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이 수사는 특검이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검의 성패는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 여부를 얼마나 명쾌하게 밝히는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여론조작 연루설뿐 아니라 보좌관의 금품거래,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등 의혹이 추가로 불거진 상태다. 그는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의혹에 대해 소명했지만, 특검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검찰과 경찰이 특검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특검법안에 들어갈 수사대상과 관련해 여야 간 쟁점 중 하나였던 '검경의 수사 은폐·축소 의혹'은 수사범위에 넣되 표현을 바꾸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특검'이 출범하면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및 옷로비' 사건 특검 이후 법안으로는 12번째, 특검팀으로는 13번째가 된다. 1999년 첫 특검법 때는 파업유도·옷로비 특검팀이 각각 꾸려졌다.
2016년 12월 출범해 가장 최근 활동한 박영수 특검팀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파헤치며 역대 가장 혁혁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12차례 특검 가운데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2003년 '대북송금 특검' 정도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과 BBK 특검, 2010년 스폰서 검사 특검, 2012년 디도스 특검과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등 국정농단 사건을 제외한 근래의 특검팀은 실체적 진실에 근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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